머스크 '엑스' 소송 이관 시도 실패, 워싱턴 D.C 법원 "제출된 사유 인정 어려워"

▲ 올해 5월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일하고 있을 당시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엑스(구 트위터) 인수 문제로 소송을 겪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송을 본인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이관하려다가 실패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이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요청한 소송 이관 요청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2022년 초에 트위터 지분 5%를 보유하게 된 사실을 11일 늦게 공시해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증권거래위원회는 의도적으로 부당이득 취한 혐의로 머스크 최고경영자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정부에 벌금을 내는 것에 더해 선의의 투자자들의 희생으로 취한 부당이득 1억5천만 달러(약 2112억 원)를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일정상 워싱턴 D.C에서 소송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으로 소송을 이관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에 스파클 숙나난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통지문을 통해 "머스크씨의 편의를 심각하게 고려했으나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로 여러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또 그는 평소 보내는 시간의 40% 이상을 텍사스주 밖에서 보낸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또 머스크씨가 보낸 서류를 보면 그는 실제로는 전에 정부효율부를 운영했던 이곳에서 올해 동안 상당한 시간을 보냈던 전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거주지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등록돼 있고 그가 보유한 회사인 테슬라, 스페이스엑스, 보링 컴퍼니 등은 모두 본부를 텍사스주에 두고 있다.

텍사스주와 상당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텍사스주 연방법원으로 소송이 이관되면 머스크 최고경영자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숙나난 판사는 "우리 법원은 텍사스주보다 더 많은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며 "우리는 합리적인 신속함을 갖고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소송을 뉴욕주 연방지방법원으로 이관해달라는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대안 요청도 거부했다.

로이터는 이번 법원 통보와 관련해 머스크 최고경영자 측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