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K비만약 열풍 예고, '위고비·마운자로 비켜' 한미약품·일동제약 맹추격

▲ 2026년에는 첫 국산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출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구글 제이나미로 생성한 비만치료제 관련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비만치료제가 2026년에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처음으로 경구용 위고비가 승인되며 비만치료제 시장의 외연이 한층 넓어진데 이어 국내 제약사가 내놓을 K비만약이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5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23년 2천억 원을 밑돌던 시장이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올해는 더욱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일라이일리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의 판매가 본격화될 뿐 아니라 하반기부터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받게 되면 처음으로 국산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탄생한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에서 품절되는 등 공급 불안 이슈가 있었지만 국산 치료제가 출시된다면 수급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되면 글로벌 제품인 위고비나 마운자로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고가 치료제에 접근하지 못했던 환자층의 유입도 기대된다.
 
병오년 K비만약 열풍 예고, '위고비·마운자로 비켜' 한미약품·일동제약 맹추격

▲ 한미약품(사진)이 2026년 하반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동제약 역시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일동제약은 경구용 저분자 비만치료제로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려는 다수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 등이 제시되고 있다.

경구 제형은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핵심 방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 역시 확대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본격 판매되면서, 주사제 중심이던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는 치료 지속성과 환자 순응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규모를 한 단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책 환경 변화도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치료제와 비만치료제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지시한 바 있어, 향후 보험 급여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급여 적용이 현실화될 경우 비만치료제는 선택적 소비재가 아닌 보편적 치료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2026년 비만치료제 시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제약산업과 국내 제약사의 전략이 맞물리는 핵심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