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 역대 최장수 CEO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임영록 사장은 2016년 말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아 국내 첫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시장에 연착륙시켰다. 임 사장이 이번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그룹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한 계열사를 이끈 대표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1일 이마트 기업설명회(IR) 자료를 종합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임 사장의 임기 3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큰 폭으로 동반 성장했다.
신세계프라퍼티 매출은 2023년 2963억 원, 지난해 3701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3.8%, 24.9%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60억 원, 지난해 773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4배, 4.8배로 뛰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2.2%, 영업이익은 223% 고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타필드 대형 점포들이 시장에 안착해 안정적 실적을 이어가면서 거둔 성과다. 특히 지난해 1월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이 개점 1년 만에 1900만 명의 고객을 끌어모으며 첫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실적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2013년 말 설립된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스타필드하남을 시작으로 같은 해 스타필드코엑스몰, 2017년 스타필드고양, 2020년 스타필드안성, 지난해 스타필드수원을 개점해 현재 모두 5개의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필드시티 위례점, 부천점, 명지점 등도 차례로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임 사장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출범하자마자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한 뒤 2016년 11월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9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인 신세계와 이마트 실적이 흔들릴 때도 신세계프라퍼티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임 사장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그룹의 재신임을 받으면 임기가 12년 4개월로 늘어나면서 신세계그룹 내 역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신세계그룹 최장수 CEO는 이석구 전 스타벅스커피코리아(현 SCK컴퍼니) 대표로 2007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1년 4개월 동안 한국 스타벅스를 이끌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와 관련해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1997년 8월 신세계건설에 입사한 뒤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개발팀, 개발담당 임원,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개발팀장 등을 거친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2008년 강원대학교에서 부동산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다.
임 사장은 현재 신세계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수장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 2024년 1월 문을 연 스타필드수원 전경. <신세계프라퍼티>
경영전략실은 신세계그룹이 1993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탄생한 전략기획실을 모태로 한다. 그동안 이름이 기획조정실, 경영지원실, 경영전략실, 전략실 등으로 바뀌었다. 최종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조직인 만큼 신세계그룹 내 업무 강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수년 간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주말에 출근하지 않은 주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전략실 개편 직후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새로운 경영전략실은 각 계열사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소위 말하는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에서 임 사장의 그룹 내 역할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임 사장은 현재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서 ‘그랜드스타필드 광주’, ‘화성국제테마파크’ 프로젝트, ‘스타필드청라’ 등 그룹 내 다수의 장기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대표 금융그룹으로부터 약 3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스타필드청라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는 세계 최초로 (돔구장과 초대형 복합쇼핑몰, 호텔, 수영장 등이 한 건물에 결합된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2027년 준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임 사장은 “스타필드청라는 복합쇼핑몰을 넘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차세대 레저테인먼트 시설로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K컬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