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 한국 환경위기시계 발표, "한국인 기후위기 경각심 둔감해져"

▲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가운데)이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재단 구성원들과 함께 '한국 환경위기시계'와 '세계 환경위기시계' 이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환경재단>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환경단체가 국가별 환경오염에 따른 생존 위기 인식 정도를 시간으로 표현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재단은 11일 올해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이 8시53분으로 자정에서 18분 멀어졌다고 발표했다.

환경위기시계는 1992년에 처음 발표가 시작된 세계 환경위기 평가지표다. 시계 바늘이 자정이 가가울수록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위기를 향한 경각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121개국에서 환경·지속가능발전·ESG 관련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17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국가 및 지역별 가장 시급하게 고려해야 하는 환경 분야 데이터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국내에서는 환경재단이 일본 아사히글라스재단과 협업해 공동 발표하고 있다.

이번 한국 환경위기시각은 조사 시작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우 위험'에서 '위험'으로 내려가며 위기의식이 완화된 양상을 보였다.

세계 환경위기시각이 9시33분을 기록해 전보다 자정에 6분 가까워진 것과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환경재단은 전 세계가 환경위기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한국인들의 환경 인식은 낮아지는 '위험한 역설'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목한 것은 기후변화(29%)였다. 생물다양성(13%), 사회·정책(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일수록 환경 문제를 향한 우려가 높았고 그보다 어린 세대는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한국 환경위기시계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8시 대로 내려왔으나 이는 실제 위기 상황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기후 무감각증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올해만 해도 강릉 가뭄, 경북 산불, 전남과 수도권 폭우 등 대형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재단은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열어 기후위기 경각심을 알리는 행동에 나섰다.

최 이사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향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우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구체적 실천"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