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바글로벌의 주가가 최근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의 경영권 방어에 대해 회의적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4월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반 대표가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상장 이후 줄곧 우상향하던 흐름이 멈추자 매물 출회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의 경영권 방어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 주가가 두 번째 보호예수 해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유 물량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리면서 상장 이후 이어지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지난 8월22일 전체 발행주식의 16.2%에 해당하는 195만5709주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됐다. 상장일인 5월22일 기준으로 3개월간 묶여 있던 물량으로, KTBN 13·16호 벤처투자조합, 코리아오메가프로젝트오호조합 등이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에 풀릴 물량도 적지 않다. 11월22일 10.72%(129만3136주), 2026년 5월22일 5.24%(63만2307주), 2028년 5월22일 16.11%(194만4780주) 등 보호예수 해제가 순차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달바글로벌의 오버행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상장 한 달 뒤인 6월22일 첫 번째 보호예수 물량 229만 주(19.0%)가 풀렸을 때도, 다음날 주가는 6.20% 급등하며 시장의 걱정을 지워냈다. 8월 두 번째 해제 당시에도 당일 주가가 4.13% 오르며 불안을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발표 직후 주가는 급락했다. 그 와중에 보호예수 해제가 겹치며 매물 부담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방패’는 여전하다. 2차 해제 당일 기관투자자가 3만5652주를 내던진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9만1712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지탱했다. 실적 우려와 매물 부담이 맞물린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시장 균형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 신뢰의 배경에는 해외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2분기 해외 매출이 149%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63%를 해외에서 올렸다. 해외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장기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달바글로벌의 주가는 뚜렷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84억 원, 영업이익 29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66%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숫자는 좋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달바글로벌의 3분기 실적에 따라 대규모 매물 출회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달바글로벌>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투자 물량이 잠재 매물로 시장에 유입되면서 하방 압력이 현실적 이슈로 떠올랐다. 초기 투자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와 KTBN 13호 벤처투자조합은 상장 직후부터 꾸준히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부 투자사들도 목표주가 근접 시 추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노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도 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차 보호예수 해제 당시 방어막 역할을 하며 주가를 지탱했지만, 매물 압력이 계속 쌓이면 이들의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초기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주가가 하향세로 기울고 있는 만큼, 1·2차 보호예수 물량이 조금씩 시장에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 11월, 2026년, 2028년으로 예정된 대규모 해제 시점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반성연 대표의 경영권 방어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달바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의 영향력은 동종 업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다.
반 대표의 지분율은 6월30일 기준 16.5%에 불과하다. 엑시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단순 주가 변동을 넘어 경영권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눈앞에 다가온 분기점은 11월이다. 다음 보호예수 해제 시점과 3분기 실적 발표가 맞물리면서 반 대표의 경영권 방어 능력과 수익성 관리 역량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다면 오버행 우려를 완화할 수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매도세가 확산될 수 있다.
달바글로벌의 몸값이 여전히 높게 책정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상장 직후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30배로 동종 화장품·소비재 기업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았던 탓이다.
10일 기준 PER은 28.97배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성장 기대감을 크게 반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일부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은 견조하게 성장했지만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보호예수 물량이 여전히 상당 부분 남아 있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