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영 동덕여대 횡령 논란에도 총장에서 이사장으로, 회전문 자리 지키기 가능한 까닭

조원영 동덕여자대학교 이사장(가운데)이 2025년 5월27일 동덕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동덕학원 창학 115주년 동덕여자대학교 개교 75주년 기념식'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동덕여대>

[비즈니스포스트] 조원영 동덕여자대학교 이사장은 2024년 12월17일 여성의당으로부터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다. 

조 이사장은 학교 수익사업에 가족들을 앉혀 합당한 이유 없이 고액의 연봉과 수당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발인 쪽은 조 이사장이 자녀를 대학 총무처장, 동덕아트갤러리 이사, 학교법인 수익사업장인 ‘꽃이피움 카페’의 사장으로 두고 고액연봉과 높은 직책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의당에 따르면 조 이사장의 아들인 조진완 총무처장의 연봉은 수억 원대에 달하고, 딸인 조진희 동덕아트갤러리 이사도 해마다 수천만 원대의 수당을 지급받고 있는데 수당 인상률도 400%에 이른다. 

또한 조 이사장은 가까운 친척들을 교직원으로 채용해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2015년 교육부 감사에서는 교직원으로 채용된 친인척들에게 어린이집 교육비 명목으로 약 6억 원을 부당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수로 임용된 친인척에게 1억 원의 포상금을 교비회계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 횡령 혐의로 총장 사임했다 이사장으로 복귀

조원영 이사장은 과거에도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조 이사장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03년 교육부 감사에서 교비 78억 원을 횡령하고 20억 원을 선물옵션 거래에 사용해 전액 손실을 초래한 사실이 적발돼 횡령 혐의로 고발되는 동시에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조 이사장의 어머니인 이은주 당시 이사장도 당시 임원 승인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다만 조 이사장은 해임 조치가 내려지기 직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사회가 이를 승인해 해임 전 사퇴하는 방식으로 사임했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2015년에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교육부가 2015년 1월 법인 개방이사로 복귀를 승인하고 뒤이어 8월 이사회가 조 이사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하면서다. 

당시 조 이사장이 복귀하자 학내 구성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은 “횡령은 사실이 아니며, 실제로 횡령했다면 감옥에 갔어야 했지만 실제 형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조 이사장이 개방이사로 승인됐다는 점도 문제였다. 개방이사는 학교법인 이사의 20% 이상을 설립자와 관계없는 인물로 선임해 설립자 가문의 전횡을 견제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제도의 입법 취지까지 훼손해가면서 오너 가문에 속한 비리 인사의 복귀 통로를 열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복귀 시점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법 제22조는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된 후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10년이 지난 후 복귀했다. 

◆ 동덕여대 관련 여러 논란

조원영 이사장과 동덕여대는 오너 일가와 관련된 다양한 논란이 있었다.  

조 이사장의 할아버지인 조동식 설립자는 1930년대 후반부터 광복 때까지 각종 친일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일본의 침략전쟁에 협력한 사실이 있다.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됐다. 

학교 소유의 주택을 오너 일가가 사용한 사실도 2019년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동덕여대는 2016년 평창동 고급 주택을 교육시설이라는 명목으로 교비 18억7900만 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이 주택을 조 이사장 가족이 주거 용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집은 1983년 조 이사장의 부친인 조용각 전 이사장이 살던 곳이다. 1999년 조 전 이사장이 사망한 이후 아내인 이은주 전 이사장과 조 이사장이 상속받았다. 

하지만 조 이사장의 개인채무 때문에 경매에 넘어갔는데, 2016년 동덕여대가 이를 매입하면서 학교가 조 이사장의 개인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이후 학교 쪽은 이 주택을 갤러리나 문화공간 등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로 활용하겠다고 했으나, 조 이사장의 장남 부부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밝혀진 것이다. 

조 이사장은 학교법인의 수익용 재산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도 있다. 조 이사장의 친척들이 무상으로 거주했다는 내용이다. 

조원영은 누구?

조원영 이사장은 조동식 동덕여대 설립자의 손자이며, 조용각 전 이사장과 이은주 전 이사장 부부의 아들이다. 

1949년 태어나 서울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덕여자대학교 강사와 전임강사를 거쳐 1980년 교수로 임용됐다. 1988년 부총장에 올랐고, 1996년부터 2003년까지 3,4대 총장을 역임했다. 

2015년 동덕여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