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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벤처스 출범 2년, 신동빈 스타트업 발굴로 '제과기업' 이미지 벗는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3-06 14: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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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일본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만든 롯데벤처스재팬이 출범 2년을 맞았다.

롯데벤처스재팬이 여태껏 투자한 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제과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는 일본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일본 롯데벤처스 출범 2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스타트업 발굴로 '제과기업' 이미지 벗는다
▲ 롯데벤처스재팬이 출범 2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롯데벤처스재팬 초대 대표인 사와다 타카시 회장(왼쪽), 코쿠부 다케아키 현 대표이사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스타트업 투자 경험이 많은 인물을 롯데벤처스재팬의 얼굴로 내세우며 한일 롯데 양쪽 모두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벤처스재팬이 설립 2주년을 맞이했다.

롯데벤처스는 롯데그룹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기 위해 만든 기업형 벤처캐피털이다.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과 일본,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두고 있다.

롯데벤처스재팬이 설립된 시기는 2022년 3월1일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자본금 5천만 엔을 출자해 만들었다.

초대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영입한 사와다 타카시 회장이었다. 사와다 회장은 과거 일본 롯데리아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으며 신 회장이 2020년 10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와 오찬할 때도 동석한 인물로 신 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진다.

신 회장은 일본 패밀리마트 부회장을 맡고 있던 사와다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자 직접 그를 롯데벤처스재팬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하며 일본 롯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2022년 10월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를 줬다. 기업형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코쿠부 타케아키를 공동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코쿠부 사장은 와세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에서 건설과 에너지, 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두루 쌓은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북미와 유럽,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담당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털 업무를 맡다가 이후 아사히카세이그룹 CVC 실장도 역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벤처스재팬은 사와다 회장과 코쿠부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현재는 사와다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고 코쿠부 사장이 단독 대표를 맡고 있다.

롯데그룹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오래 경험한 인물을 롯데벤처스재팬 단독 수장으로 내세운 것은 롯데벤처스재팬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를 더욱 활발하게 전개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롯데벤처스재팬의 특징은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해본 적 없는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롯데벤처스재팬이 2023년 11월 투자한 코아넥서스(CoA Nexus)는 최적의 연구개발 인재를 인공지능으로 매칭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연구혁명으로 풍요로운 미래’를 미션으로 정해 2020년 9월 설립됐다.

롯데벤처스재팬은 일본 벤처캐피털 엑스테크벤처스, 그리벤처스와 함께 모두 1억5천만 엔 규모로 자금을 댔다.

코쿠부 사장은 “최근 첨단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연구인력의 유동성은 글로벌 경쟁에서 필수적 요소다”며 “코아넥서스의 서비스는 우수한 연구 인력과 기업을 연결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금융서비스 테크기업 모니클에도 출자했다. 이 회사는 대면 거래가 일상화된 일본에서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내놔 고속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파악된다.

2023년 5월에는 음성 커뮤니케이션 플랫폼과 이어폰 등을 개발하는 회사 BONX에도 투자했다. 코쿠부 사장은 투자 이외에도 롯데그룹이 보유한 국내외 자산을 이용해 BONX의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일본 롯데벤처스 출범 2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스타트업 발굴로 '제과기업' 이미지 벗는다
▲ 롯데벤처스재팬의 움직임을 보면 제과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일본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변신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벤처스재팬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면면을 보면 롯데그룹의 전통적 사업과 결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형 벤처캐피털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는 향후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롯데벤처스재팬이 제과사업 이외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은 한국에서 식품 이외에도 화학과 유통, 호텔, 바이오,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유독 제과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쏠려 있다.

롯데벤처스재팬은 출범 초기부터 “사람들의 풍요로움 실현하기 위해 생명과학과 푸드테크, 생명공학 등 웰빙 분야에 투자하겠다”며 투자 정책으로 삼고 있다.

롯데벤처스재팬은 출범 초기 1년 동안에도 제과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일본 롯데그룹과 결이 다른 스타트업 여러 곳에 투자했다.

일본술 브랜드 라이스와인 출자부터 시작해 순환형 가구기업 소셜인테리어, 온라인 어시스턴트서비스 수지코씨, 럭셔리패션 공유플랫폼 하이브콜렉티브, 로열티플랫폼 24카랏, 여성 전용 부티크 스튜디오 라이프크레아테 등이다.

롯데벤처스재팬이 출범 이후 2년 동안 투자한 스타트업은 모두 10곳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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