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26일 국내에서 만나 AI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AI는 글로벌 AI반도체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는 만큼, 종합반도체기업(IDC)인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픈AI 샘 올트만 경계현 만났다, 엔비디아 대신 삼성전자 AI반도체 손 잡을까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나 AI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올트만 CEO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만나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등도 참석했다.

샘 올트만 CEO가 삼성전자를 찾은 것은 자체 AI반도체 개발과 관련한 협력을 위해서다.

생성형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그동안 AI반도체를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오픈AI가 2023년 2월 발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개발에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이 1만여 개 사용됐다.

문제는 엔비디아 GPU를 원하는 기업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원하는 만큼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다양한 반도체설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자체 AI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오픈AI의 AI반도체 개발, 생산에서 매력적인 협력 후보로 꼽힌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AI칩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반도체 종합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HBM은 SK하이닉스, 파운드리는 TSMC도 제공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모든 것은 함께 제공함으로써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단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샘 올트만 CEO가 찾은 평택캠퍼스는 HBM과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세트 사업을 동시 보유한 유일한 업체로 생성형 AI가 보편화할 2~3년 후에는 AI 턴키(일괄수주) 솔루션 경쟁우위가 부각될 것”이라며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와 턴키 시너지로 TSMC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픈AI 샘 올트만 경계현 만났다, 엔비디아 대신 삼성전자 AI반도체 손 잡을까

▲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I반도체 설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오픈AI에 도움을 줄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AI반도체가 필요한 기업과 손을 잡고 공동개발하는 방식으로 AI반도체 설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2월19일 네이버와 함께 1년 동안 개발한 AI반도체를 공개하며 새 제품이 엔비디아의 기존 AI반도체보다 같은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효율은 8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구글의 자체 AI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 플랫폼 초기 설계자로 알려진 우동혁 수석개발자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AI반도체 설계 인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오픈AI의 AI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AI반도체를 개발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AI기업 G42,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알트먼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잠재적 파트너로 두고  제조 네트워크 구축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