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네덜란드 ASML 방문해 반도체 협력 지원 약속, 이재용·최태원 동행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12일(현지시각)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한·네덜란드 기업의 반도체 협력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며 “한국과 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방문은 제 해외 순방 중 첫 번째 기업 방문”이라며 “한국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에 기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ASML 측에 당부했다.

이어 “오늘 이뤄지는 ASML과 삼성·SK하이닉스 간 투자 협력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ASML과 삼성은 향후 1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한국에 건설하고 SK하이닉스는 생산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 자원 친환경 공정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2월에 ASML 주도로 한·네덜란드 대학원생 엔지니어가 함께 참여하는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가 개설되는데 양국이 함께 인재를 키워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한국기업 인사와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벤자민 로 ASM 최고경영자, 루크 반 덴 호브 IMEC(아이멕) CEO, 안드레아스 페처 ZEISS(자이즈) CEO 등 네덜란드와 독일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세계 무역의 토대를 만들고 증권시장을 처음으로 개장한 네덜란드에서도 가장 대표적 혁신의 상징인 ASM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한국 방문을 많은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년부터 SK하이닉스도 ASML과 반도체 연구기관 아이맥(IMEC) 공동의 차세대 EUV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화성의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뉴 캠퍼스'와 한국 기업과 MOU 등 한국과의 반도체 연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며 “최근 기술 난도 상승으로 개발 비용이 급등한 만큼, 정치·경제·인력을 아우르는 국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자민 로 ASM CEO는 “1989년 한국과 협력을 시작했는데 최근 한국 사업의 급성장으로 첫 번째 공장 부지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5월 두 번째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며 “현재 건설 중인 플라즈마 증착공장과 R&D 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간담회에 앞서 ASML 본사에서 방문을 기념하는 웨이퍼에 각각 서명했다. 간담회 뒤에는 ASML의 클린룸 생산라인을 방문해서 ASML이 새로 개발한 차세대 EUV 장비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간담회에 앞서 한국-네덜란드와 주요 기업은 반도체 관련 협력 양해각서(MOU) 3건을 체결했다. 

양국 정부는 ‘한·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24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약 500명의 반도체 인력을 공동 양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ASML은 ‘EUV 공동 연구소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1조 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 센터’를 건립한다.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