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직접 관여할 의지를 드러냈다.

12일 한국앤컴퍼니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최근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며 MBK가 공개 매수 가격을 올리면 사재를 출연하는 등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혔다.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사재 출연해서라도 경영권 지킨다", 조현범 지원 뜻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조 명예회장은 "시장을 교란해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생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하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 벤튜라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잡고 5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지주회사로 주력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30.67%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목표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최소 약 20.35%(1931만5214주), 최대 약 27.32%(2593만4385주)다. 공개매수 가격은 4일 종가에 18.9%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주당 2만 원이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 조씨는 10.61%를 들고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벤튜라 인수 지분을 더한 조 고문 측 지분은 49.89%~56.86%로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의 지분율 42.03%를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시작일인 5일 상한가인 2만1850원에 장을 마감한 뒤 공개매수 가격인 2만 원을 지속해서 웃돌고 있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5600억 원이 투자규모의 마지노선이라며 공개매수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블록딜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작년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5.67%도 조 회장에게 전량 증여했다.

조 회장은 우호지분 확보와 더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 등 어떤 방식으로든 8%가량의 지분만 확보하면 과반의 지분율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