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은 2019년만 해도 국내 시장점유율 75%를 기록하는 1위 가상화폐 거래소였지만 2020년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 전 의장은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과 2018년 10월 빗썸을 4억 달러(약 5100억 원)에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계약금에 해당하는 1억 달러(약 1273억 원)를 받았다. 가상화폐인 BXA를 상장한 뒤 판매해 나머지 3억 달러 마련을 돕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김 회장은 이에 1억 달러 반환에 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2021년 7월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기소해 징역 8년을 구형했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이 전 의장은 무죄를 받았고 현재 항소심 결과를 앞두고 있다.
이 전 의장이 사기혐의를 받은 2020년 빗썸의 시장점유율은 위축되기 시작해 10% 수준으로 줄었고 그동안 경쟁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성장하며 현재 약 80%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빗썸은 10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하는 등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고육책을 내놨다.
현재 약 26%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등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무료화 정책 전과 비교해 약 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빗썸이 고객 신뢰를 잃어버리며 위축된 시장점유율이라 신뢰를 되찾기 전에는 업비트에 대항할 만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바라본다.
이에 빗썸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하며 내부통제를 더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 빗썸이 지배구조, 거래지원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며 내부통제를 강화할 계획을 내놨다. <빗썸>
빗썸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주사와 지분율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빗썸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로 73.56%의 지분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다음 주주는 비텐트(10.22%), 티사이언티픽(7.17%) 등이다. 소액주주는 약 8.05%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거래지원에 관한 투명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빗썸은 그동안 외부 위원들이 포함된 거래지원심의위원회를 통해 거래지원할 가상화폐를 지정해 왔다.
다만 빗썸은 외부 위원회도 고객 신뢰를 되찾기 역부족으로 전망하며 고객이 직접 거래지원할 가상화폐를 평가하고 선별하는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전 이사회 의장이 가상화폐 거래지원을 통해 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어 특정인이 개입할 여지를 없애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빗썸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을 미리 차단할 수 있는 내부감사 시스템을 인정받았다.
빗썸은 1일 가상화폐업계 최초로 2023 내부감사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빗썸은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AI기반 기술을 활용한 키워드 검색, GIS(위치 정보 확인), STT(음성 텍스트 변환), OCR(이미지 내 문자 인식)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자금 유용 및 횡령, 정보 유출, 허위 입찰, 채용 비리, 직장 내 괴롭힘 등 부정 및 비리를 적발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빗썸은 감사실을 통해 2024년부터 시행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내부통제 강화에 관한 법적 요구를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체계를 지속해서 점검하며 재정비해 고객이 안심하고 투자할 환경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빗썸이 고객 신뢰를 저버리게 만든 내부 경영의 불투명함을 해소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빗썸의 10년은 숨 가쁘게 달려온 가상화폐 시장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며 “변화를 통한 도전이 성장을 만든다는 믿음으로 고객을 위한 진정성 있는 변화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