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대건설 네옴시티 수주전 협력, 오세철 윤영준 '국가대표' 원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 대표건설사로 손잡고 사우디라아비아 네옴시티 인프라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 대표건설사로 손잡고 사우디라아비아 네옴시티 인프라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공사는 현지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네옴시티 관련 사업 수주에 지원을 나서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추가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14일 중동건설매체 MEED 등을 종합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팀을 이뤄 네옴시티 인프라 공사 3건 입찰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사우디비전2030’을 실현시키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비전2030은 석유부문 의존도를 줄이고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제 개발목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2017년 10월24일 미래 투자회의에서 네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는 170km 도시 ‘더라인’, 해상에 떠있는 물류단지 ‘옥사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가 예정된 ‘트로제나’, 2024년 완공 목표인 리조트 신달라섬 등으로 구성된다. 

네옴 계획이 발표된 지 6년이 지난 현재 인프라 공사가 진행되며 순항하고 있다. 설계도 상당히 구체가 됐고 총 사업비 5천억 달러 가운데 2023년 4월까지 267억 달러 규모의 공사가 발주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한국 대표건설사로서 손잡고 네옴시티 인프라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022년 6월 컨소시엄을 이뤄 그리스 아키로돈과 함께 더라인 터널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지분 각각 35%이고 아르키돈이 30%를 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설사는 이를 통해 각각 6천억 원 남짓 수주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기준 더라인 사업 공정률은 3.7%로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EED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스파인(Spine) 프로젝트와 델타JCT(Delta Junction) 프로젝트에도 팀을 이뤄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스파인 프로젝트는 170km 길이에 이르는 더라인의 양 끝단을 지하에서 운송수단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터널공사다. 

프로젝트A와 B로 나눠지는데 A는 10억 달러 규모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한 것으로 파악된다. B의 사업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건설사의 입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A와 B 가운데 하나의 프로젝트는 올 2분기 안에 수주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델타JCT는 네옴 커넥터(더라인-옥사곤 연결철도)와 스파인을 연결하는 인프라사업으로 사업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3개 프로젝트 수주를 모두 해낸다면 합산 20억~30억 달러 규모의 수주성과를 올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네옴시티 관련 수주를 적극 뒷받침하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2년 10월 해외건설 수주 연 500억 달러와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 목표를 내놓고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수주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 장관은 2022년 11월 수주지원단장을 맡아 2023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7월26일부터 8월3일까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네옴 전시회(Discover NEOM: A New Future by Design)’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오세철 사장과 윤영준 사장은 네옴 관련 수주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오 사장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사우디 현지에 모듈러 제작시설을 설립, 운영하는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네옴시티 주택건설 프로젝트 등의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0월14일 열린 ‘집코노미 박람회 2022’에서 “네옴시티에서 다섯 배, 열 배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로 출혈경쟁을 했을 때와 달리 ‘코리아 원팀’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5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5월 말 해외 수주금액은 87억 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금액(350억 달러)의 25%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 달러)와 비교해도 15% 감소한 것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 건설사들의 텃밭인 중동에서 대규모 플랜트 수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기룡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추가 인프라공사, 아람코(Aramco)와 NEC협약에 근거한 수의계약 프로젝트 등 구체적 수주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수주가 상반기 부진했지만 하반기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세철 사장과 윤영준 사장은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 건설사는 지난 3월11일 ‘건설로봇분야 에코시스템 구축 및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맺고 로봇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전산업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해외 원전 10개 수출 목표를 추진하고 있고 신한울3·4호기가 국내 원전산업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전 1호기를 함께 지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조달청이 10대 건설사 기술형입찰 공동도급 규제를 풀기로 함에 따라 향후 발주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서도 손을 잡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