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언론 신동빈 베트남 출장 주목, “롯데 중국에서 잃은 5년 만회 모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9월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대형 쇼핑몰 착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롯데지주>

[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베트남 진출 전략을 강화해 롯데가 중국시장에서의 실패를 만회하려 한다는 일본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롯데그룹의 베트남시장 진출은 국정농단 사태로 징역형을 받은 신동빈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 행보를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8일 니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신 회장이 베트남 쇼핑몰 착공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서 베트남이 가진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은 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대형 쇼핑몰 착공식에 참석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니케이아시아는 롯데그룹이 2017년 이후 사드보복 사태 등 영향으로 중국에서 빠르게 입지를 잃은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 투자는 그룹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롯데그룹은 1990년대 처음 중국에 진출한 뒤 120곳 이상의 슈퍼마켓과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사드보복 사태의 중심에 놓여 거의 모든 매장을 폐점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압박에 이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이어지면서 롯데그룹은 결국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니케이아시아는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동안 신 회장이 롯데그룹 경영분쟁을 겪은 데 이어 국정농단 사태로 징역형을 받아 수감된 점도 경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 직면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니케이아시아는 “롯데그룹은 중국시장 부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잃어버린 5년’을 보내게 됐다”며 “베트남시장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번 베트남 출장은 신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첫 해외 출장 일정이라는 점도 중요한 상징성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 회장이 해외 출장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자마자 베트남을 첫 행선지로 선택한 것은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1억 명 가까운 인구를 보유한 데다 평균 연령도 33세로 젊어 유통업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이미 베트남에서 300곳 가까운 유통점과 음식점, 백화점과 호텔 등을 운영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니케이아시아는 “신 회장은 베트남 출장에서 롯데그룹의 '귀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봤을 것”이라며 “베트남 새 쇼핑센터 착공은 이런 변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