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동남아시아에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만큼 해외거점을 늘릴 여력도 충분하다.
28일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미얀마, 인도네시아에 이어 제3의 동남아시아 진출국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출할 국가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을 아꼈지만 태국이나 베트남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캐피털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소액 대출법인(MFI) 형태로 진출하기 때문에 고객 기반인 인구 수가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태국 인구 수는 약 7천만 명, 베트남은 9800만 명으로 하나캐피탈이 진출한 미얀마(5500만 명)보다 인구 수가 많다.
태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00여 곳으로 집계됐다. 진출한 기업 수만 놓고 보면 아세안국가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태국은 한국 금융사들의 진출이 많지 않아 시장 선점을 노려볼 만하다.
KB국민카드가 올해 2월 현지회사 지분 인수를 통해 태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KB국민카드는 태국 여신전문금융회사 ‘제이핀테크’ 지분 50.99%를 인수하면서 259억 원을 투자했다.
하나캐피탈이 동남아시아에 세 번째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고려한다면 태국을 눈여겨 볼 수 있다.
베트남은 이미 하나금융뿐 아니라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등 여러 금융지주들이 은행, 증권, 보험사까지 진출한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만 여전히 진출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윤 사장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는 데는 미얀마 법인의 성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미얀마 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77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88% 늘었다. 미얀마 소액대출법인(MFI) 가운데 2위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미얀마법인은 다른 외국계 금융사와 달리 대도시 중심 영업이 아닌 농촌지역을 공략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농민들에게 생산자금을 공급하면서 미얀마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만큼 해외거점을 늘릴 여력도 충분하다.
하나캐피탈은 2020년 순이익 1772억 원을 냈다. 2020년 연말배당 300억 원을 빼더라도 1400억 원 이상이 남는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국가는 아직 금융업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진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해외거점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 현지 금융사를 인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윤 사장은 2017년 3월부터 5년째 하나캐피탈을 이끌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