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한솔케미칼과 연합해 주요소재인 음극재 개발에 분주하다.
배터리에서 음극재는 양극재만큼 중요한 핵심소재인데 삼성SDI는 범삼성가인 한솔케미칼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7일 삼성SDI에 따르면 배터리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양극재뿐만 아니라 음극재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소재 경쟁력 확보에 배터리 미래가 달려있다는 기조에 따라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에 힘쓸 뿐 아니라 양극재의 출력성능을 감당하는 소재인 음극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음극재 개발을 통해 배터리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을 이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특허받은 독자기술인 SCN(실리콘카본나노컴포지트)기술을 음극재에 적용하는 데 서두르고 있다.
이 기술은 실리콘을 머리카락 두께의 수 1천분의 1 크기로 미세화한 뒤 흑연과 혼합해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한 기술이다. 음극재 성능을 향상시키면서도 기존 실리콘 음극재에서 나타나던 팽창 부작용도 해소했다.
삼성SDI는 양극재 기술에선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올해부터 니켈 함량 88%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활용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양극재보다 20% 넘게 높아 1회 충전 때 600km 이상의 전기차 주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다만 양극재에서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리튬이온을 최대한 방출해도 상대편 음극재에서 리튬이온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배터리 성능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도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첨가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차원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미국 실리콘음극재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스코케미칼과 협력해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범삼성가인 한솔케미칼과 동맹을 맺어 음극재 기술 경쟁력을 다져가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케미칼은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2022년부터 삼성SDI와 함께 실리콘음극재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솔케미칼의
조연주 사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고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장손녀로 범삼성가 4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 사장의 5촌 아저씨다.
이런 관계가 한솔케미칼과 삼성SDI의 협력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