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봉민 의원과 관련된 의혹이 커지면서 '윤리 리스크'를 또 떠안게 됐다.

이번 의혹은 당의 쇄신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는 데다 전봉민 의원이 오랜 기간 부산에서 정치활동을 해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전봉민 ‘아빠찬스’ 일파만파, 김종인 부산시장선거에 찬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전 의원 의혹에 관한 질문을 받자 “김종인 위원장도 그 문제를 언급했다”며 “보도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전 의원의 의견을 듣는 중인데 정리가 끝나면 당의 태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형제들과 함께 세운 회사가 아버지인 전광수 회장이 경영하는 이진종합건설로부터 도급공사와 아파트 분양사업을 넘겨받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 전 의원의 재산총액은 약 900억 원에 이르러 21대 국회 초선 의원 가운데 최고 재산가로 꼽힌다. 만약 재산 형성 과정에 불법이나 편법이 있었다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아빠 회사'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진종합건설은 부산 송도의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 부지 매입 1년 만에 주거 비율을 높이는 인허가를 받았다.

이 부지는 과거 한진중공업이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었지만 규제 탓에 개발이 어려워 묵히고 있었는데 이진종합건설이 사들인 뒤 인허가업무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특혜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광수 회장이 관련 의혹을 취재하던 MBC 기자에게 3천만 원을 주겠다면서 보도 무마를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세인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전 회장이 기자에게 돈을 주겠다고 청탁하는 장면이 취재진에 포착돼 그대로 지상파를 탔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모처럼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때 아닌 악재를 만난 셈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국민의힘의 개혁을 추진하며 특히 부자를 위한 정당이란 이미지를 깨고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이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

하지만 전 의원이 ‘아빠 찬스’로 서민들이 꿈도 꾸기 힘든 9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편법으로 축적했고 증여세 등을 피하기 위해 변칙적 방법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김종인 위원장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보도 무마를 위해 뭉칫돈을 건네려했다는 사실은 국민 눈높이에서 용서 받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전 의원 관련 의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진종합건설의 주요 사업 근거지와 특혜 논란에 휩싸인 아파트 부지가 모두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의원은 부산에서 줄곧 활동했던 정치인이다. 전 의원은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부산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올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 수영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민의힘의 변화에 기대를 걸었던 부산의 중도층이나 부동층 표심이 국민의힘에 실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셈이다.

전 의원이 자진탈당을 선택했지만 의원 자리를 유지하는 만큼 비판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이 당 차원의 사과와 강도 높은 재발 방지대책이 담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진다.

여당은 연일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 의원 아버지가 언론인에게 3천만 원으로 회유를 시도한 게 기사화됐다”며 “즉각적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도 “일감 몰아주기, 일감 떼주기를 통해 편법 증여 의혹이 일고 있는 점을 놓고 국세청은 특별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