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뉴딜 타고 코오롱글로벌 풍력발전 분야 확대에 속도 낸다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그린뉴딜을 기회 삼아 풍력발전 분야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윤 사장은 풍력발전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판단해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육성해왔다.
코오롱글로벌은 9월 태백 가덕산 풍력2단지를 수주했는데 이 밖에도 11건의 풍력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신규로 인허가가 난 국내 육상 풍력발전단지 가운데 45%를 수주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7월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으면서 풍력발전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2025년까지 국비 9조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11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놔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곳을 발굴하기 위해 최대 13개 권역에서 분석과 조사를 지원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더불어 배후·실증단지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을 내놔 대규모의 투자를 통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정부는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해상 풍력발전 규모를 2030년 12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현재 한국의 풍력발전량이 탐라, 영광, 서남해 실증단지 등 124.5MW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0배 정도로 규모를 키워야 하는 셈이기 때문에 풍력발전 관련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윤창운, 새 먹거리로 모듈러건축사업에도 진출
윤창운 사장은 코오롱글로벌의 새로운 먹거리로 모듈러건축사업을 점찍었다.
윤 사장은 모듈러건축사업에 진출해 시장 진출 첫 해인 올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2025년까지는 매출 3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4월 서울대병원 문경 치료센터에 음압병동을 기부하고 8월 집중호우로 피해 입은 강원도 주민들에게 모듈형 재난지원시설 기부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음압병실을 모듈러건축으로 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분석을 보면 모듈러건축시장의 미래는 밝다.
국내 모듈러주택시장의 규모는 2019년 8천억 원, 2020년 1조2천억 원, 2022년 2조4천억 원 등으로 해마다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서 공공 모듈러 임대주택을 2020년 4350가구에서 2022년 9750가구로 100% 넘게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점도 긍정적이다.
민간 모듈러 임대주택 역시 2020년 3500가구에서 2022년 8900가구로 15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글로벌 주가는 올해 3월23일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5200원 최저점을 찍었지만 그 후 반등에 성공해 8월31일 2만4800원으로 올랐다. 10월16일 기준 2만250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린뉴딜과 모듈러 등 미래 성장동력에 시장이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비건설 분야 신사업 발굴도 활발하게 진행
윤 사장은 코오롱글로벌이 비건축분야에서도 작지 않은 비중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힘쓴다.
코오롱글로벌은 2020년 4월 신성이엔지와 함께 개발한 건물일체형 태양광패널 솔라스킨의 사업화에 나섰다.
윤 사장은 태양광패널사업의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 3020계획에 따라 공공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 설치가 의무화되면 설치용량 증가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건물외벽에 솔라스킨을 적용하면 건물일체형 태양광모듈(BIPV) 가중치를 받을 수 있어 제로에너지빌딩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계획이 도입되면 건물일체형 태양광모듈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업계에서는 2023년 국내 건물일체형 태양광모듈시장이 연 5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500㎡ 이상 공공건축물과 1000㎡ 이상 민간건축물이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대상에 포함된다.
2030년에는 500㎡ 이상 모든 건물이 의무화 대상이 된다.
윤 사장은 또다른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전기차와 배터리사업이다.
2019년 4월9일 중국 BYD사와 ‘국내 전기지게차 공급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20년부터 국내 전기지게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앞으로 전기지게차를 시작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사업으로 BYD와 협력범위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사업부문은 BMW 한국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한민국의 BMW 딜러 가운데 매출 비중이 1위이다.
1988년 BMW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코오롱상사를 통해 수입, 판매를 시작했다. 1995년 BMW 코리아가 설립되어 직판체제를 구축할 때까지 코오롱글로벌이 국내 BMW 승용차의 유통을 담당했다.
◆ 그룹 핵심 코오롱글로벌,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그룹이 추진한 초대형법인화 전략에 따라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코오롱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코오롱글로벌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코오롱은 매출 2조2058억 원, 영업이익 1419억 원을 거뒀는데 그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이 매출 1조6974억 원, 영업이익 851억 원을 올렸다.
코오롱그룹은 2009년에 모기업 코오롱이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계열사들의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2012년 코오롱건설이 코오롱아이넷, 코오롱B&S를 흡수합병했고 최종적으로 '코오롱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합쳐졌다.
건설, 무역, IT 도·소매, 유통 및 레저산업을 다루던 계열사들이 하나로 합쳐진 셈이다.
건설부문은 원래 토목업으로 출발했는데 1982년부터 아파트 같은 일반 건설업에도 진출했다.
아파트 브랜드로는 코오롱하늘채가 있으며, 2020년 기준 도급순위는 19위에 올라있다.
◆ 코오롱글로벌의 높은 부채비율을 줄이는 것은 과제
윤 사장은 신사업을 활발하게 발굴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윤 사장은 2014년 3월 코오롱글로벌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을 때 대표에 올랐다.
이후 지역 주택조합사업 등을 중심으로 건설부문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4년 말 70억 원에서 2019년 1260억 원까지 늘어 재무구조 개선에 신호탄을 쐈다.
부채비율은 2013년 말 520%에서 2014년 말 340%까지 낮췄는데 그 이후로 계속 부채비율이 300%대에 머물면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9년 말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375%로 1년 전보다 오히려 19%포인트 높아지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부채로 잡히는 대상이 변경되면서 부채비율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2018년 전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이뤘지만 건설업계 평균을 웃도는 부채비율과 낮은 신용등급은 회사의 유동성에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부채비율을 낮춰나가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 영업 베테랑 윤창운 빠른 실적 개선 이뤄내, 그룹 안 입지도 단단
코오롱글로벌은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5%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85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8% 늘었다.
상사와 자동차유통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건설부문이 수익성 향상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상반기 건설부문 신규수주는 1조7300억 원으로 수주잔고 8조8200억 원을 쌓았다. 2019년 매출을 기준으로 5년치에 가까운 일감을 확보했다.
윤 사장은 1981년 코오롱건설에 입사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를 거쳐 2008~2013년 SKC코오롱PI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윤 사장은 2014년 3월 코오롱글로벌을 이끌기 시작한 뒤 2015년에는 2014년보다 영업이익이 500% 늘어난 420억 원을 내기도 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윤창운은 이웅열 전 회장의 고려대 선배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전 회장이 물러난 뒤에 코오롱그룹 각 계열사 자율경영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웅열 전 회장의 같은 대학의 같은 과 선배인 윤 사장의 역할에 더 힘이 실린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