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가 김정주 NXC 대표이사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던전앤파이터’ 신화를 재현할까?

허 대표는 넥슨의 게임 개발 외부고문을 맡아 넥슨의 모바일게임 체질 개선에 성과를 내는 등 김 대표의 신뢰에 화답한 만큼 넥슨 게임 개발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허민 넥슨 게임개발 지휘, 매력이 뭐길래 김정주 신뢰 얻나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


24일 게임업계에 다르면 허 대표가 넥슨의 외부고문을 맡은 이후 출시한 모바일게임들이 흥행하면서 김 대표가 넥슨의 다음 주력 게임까지 허 대표에게 맡겼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에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모바일`이 각각 4위와 10위로 집계됐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모바일은 허 대표가 넥슨의 외부고문을 맡은 이후에 내놓은 넥슨의 모바일게임들이다.

넥슨은 수년 동안 모바일게임에서 잇따른 실패를 지속해왔는데 올해 모바일게임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넥슨은 국내 1위 게임회사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경험이 많다. 지난해만 따져봐도 2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들어간 ‘야생의 땅: 듀랑고’를 포함해 5개의 게임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김 대표가 모바일게임에서 성과를 낸 허 대표에게 넥슨의 다음 기대작으로 꼽히는 게임의 개발 전권을 쥐어주며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셈이다.

넥슨은 23일 원더홀딩스와 게임 개발 관련 합작법인 2곳을 세워 넥슨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하기로 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외부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조언자 역할에 머물렀는데 앞으로는 신작 게임 개발 총괄을 맡아 넥슨의 기대작들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 지식재산을 활용한 콘솔게임으로 넥슨의 북미 진출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넥슨은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를 바탕으로 해외실적을 내고 있지만 북미 등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넥슨은 2019년 북미에서 매출 146억8700만 엔(우리돈 약 1657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11% 감소한 수준이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PC온라인 게임 지식재산을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하는 만큼 넥슨의 서구권 공략에 기대작으로 꼽힌다.

김 대표로서는 허 대표가 두 게임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신화를 재현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08년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을 3852억 원에 인수했는데 던전앤파이터는 아직까지도 넥슨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넥슨코리아가 ‘제라’ 등 고사양 게임을 개발할 때 허 대표는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D 횡스크롤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만들었다.

제라는 2년 만에 운영을 종료한 ‘실패작’이 된 반면 던전앤파이터는 컴퓨터 사양이 대체로 낮은 중국에서 아직까지 흥행하면서 넥슨에게 연간 1조 원을 안겨주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가 던전앤파이터 이외에 성공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넥슨에 합류해 내놓은 모바일게임 등에서 과거 감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대해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