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 교촌F&B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안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강하게 밀고 나간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2019년 경영시스템을 개선하고 본업인 치킨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여온 만큼 상장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8일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소 회장이 취임 첫 해 교촌F&B에 대기업의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며 프랜차이즈기업의 약점을 개선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프랜차이즈기업의 상장에 보수적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교촌F&B는 소 회장의 지휘 아래 조직체계와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가능성을 높였다.
소 회장은 한 번 맡은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며 추진력이 강해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는데 교촌F&B의 상장을 추진하는 데도 이런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 회장은 2019년 4월 교촌F&B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전문경영인체제의 닻을 올렸다.
소 회장은 1년 남짓한 기간에 교촌F&B의 직급체계부터 경영시스템까지를 모두 손봤다.
기존 6단계로 이어지던 직급을 담당, 책임, 수석 등의 3단계로 바꿔 수평적 조직문화의 바탕을 마련했고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도입해 중구난방식으로 운영하던 1천여 개 가맹점의 생산, 재무, 인사 등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 경영시스템은 코스피 상장을 위해 요구받은 조건이기도 하다.
소 회장은 교촌F&B의 사업 경쟁력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데서도 합격점을 받아들었다.
교촌F&B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800억 원, 영업이익 393억 원을 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94.5% 늘어났다.
소 회장은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들을 흡수합병하고 돼지고기 전문점인 ‘숙성 72’와 한식 브랜드 ‘담김쌈’ 사업을 접고 본업인 치킨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다.
교촌F&B가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최근 수년 만에 새 메뉴인 ‘교촌신화’ 치킨을 내놨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매출을 늘리기 위해 ‘교촌리얼치킨버거’ 등 햄버거 제품도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소 회장은 가맹사업의 한계를 탈피하고 실적 불확실성을 위해 닭갈비볶음밥 등 닭요리를 중심으로 한 가정간편식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촌F&B는 올해 하반기 가정간편식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를 위한 채비를 흔들림 없이 다져가고 있다.
소 회장을 영입해 전문 경영인체제로 전환한 권원강 교촌F&B 창업주의 선구안이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소 회장은 롯데그룹에서 롯데슈퍼 대표이사 사장,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한 때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롯데그룹 2인자를 다투기도 했다.
권원강 전 회장은 교촌F&B의 창립 때부터 ‘프랜차이즈기업의 선진화’를 강조해온 만큼 소 회장의 영입에 힘을 쏟았다.
소 회장은 당시 오너일가의 갑횡포 논란,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몸살을 앓던 교촌F&B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다질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소 회장이 올해 교촌F&B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전문경영인으로서 의미있는 이력을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랜차이즈기업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직접 상장한 기업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데 위험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촌F&B의 해외사업 확장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도 아쉬운 점이다. 교촌F&B는 올해 대만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해 외형성장을 이루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만 프랜차이즈사업 계약은 물론 해외사업 추진 자체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교촌F&B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대만 프랜차이즈사업 등 계획은 조금 미뤄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 반드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