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12-13 1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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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키코상품 불완전판매로 기업들에게 피해를 입힌 은행들은 손실액의 최대 41%를 배상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키코상품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일성하이스코,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 등 키코 피해기업 4곳에 배상비율을 15~41%로 정했다고 13일 밝혔다.
▲ 금감원 로고.
이 기업들이 키코상품으로 손실을 본 금액은 1490억 원이다.
이 기업들에 키코상품을 불완전판매한 은행들의 배상액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150억 원 △우리은행 42억 원 △KDB산업은행 28억 원 △KEB하나은행 18억 원 △DGB대구은행 11억 원 △한국씨티은행 6억 원 등이다.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KT ENS의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등 기존 분쟁조정사례를 참고해 이번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적용되는 배상비율 30%를 기본으로 하되 은행의 고객보호의무 위반 정도, 기업의 자기책임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다만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기업과 은행이 모두 받아들여야만 효력을 지닌다.
이번 분쟁조정 결정은 2018년 7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키코사태’ 재조사를 지시한 뒤 약 1년 5개월 만이며 2008년 ‘키코사태’가 발생한 지 11년 만에 이뤄졌다.
금감원은 배상비율을 결정한 기업 4곳 외에 분쟁조정을 기다리는 기업 150곳과 관련해서는 이번 분쟁조정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에 자율조정을 의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키코(KIKO, Knock-In, Knock-Out)는 수출기업이 환헤지를 위해 국내 은행과 맺었던 환율변동과 관련된 파생상품 계약이다.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정해진 환율을 적용하고 상한선 이상 오르면 기업이 계약금의 2배 이상을 은행에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2008년 외환위기로 1천 원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넘게 오르면서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줄도산하면서 키코사태가 벌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