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8일 서울 청와대에서 여야5당 대표를 만나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제한조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와 주력 제조산업이 핵심 소재와 부품을 일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어떻게 줄일지 지혜를 함께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갈등을 이른 시일 안에 해소하면서 두 나라의 우호와 협력을 더욱 증진할 방안도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고 여야5당 대표들에게 요청했다.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서 최대한 빠르게 의결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했다. 소재와 부품 국산화에 관련된 예산도 국회에서 충분하게 배정하길 바란다는 뜻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시급한 두 문제를 중심의제로 삼아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본이 한국과 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경제보복 조치를 한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준엄하게 성토한다”며 “일본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말과 감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일본과 미국에 특사를 각각 보내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미국의 공조를 회복해야 한다고 봤다.
황 대표는 일본이 최근 8개월 동안 수출규제 강화를 경고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외교와 안보라인 인사들을 문책하고 경질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정부와 국회가 모두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제안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는 반일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적 대응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며 “일본이 방향을 바꿀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전문성과 권위를 갖춘 사람을 대일특사로 보내야 한다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들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방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하고 추경안도 의결해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정경두 국방장관의 해임안 등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지속되면 결연한 의지로 맞서면서 정당을 초월해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의 마지막 순서로 나서 “여야5당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응해 국회에 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는 쪽이 좋다”며 “정당을 초월해 대응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경제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고 어차피 한 차례는 건너야 할 강이자 넘어야 할 산”이라며 “중장기적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는 만큼 기업도 노력하고 정부도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관련해 “판문점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보다 진전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며 “방북단을 꾸려 여야5당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