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면 1등도 바뀝니다.‘
동부건설이 과거 아파트 브랜드인 동부센트레빌의 TV광고에서 내걸었던 문구다. 동부건설은 한때 1등 건설사 도약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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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하지만 동부건설은 지금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해가 바뀌자마자 법정관리에 들어가 5달여 만에 주식거래도 중지됐다.
동부건설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일군 동부그룹의 모태기업이기도 하다.
동부건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동부건설은 7월3일 회생계획안의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연다. 동부건설의 운명도 이 집회를 분수령으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동부건설은 “채권자, 주주, 종업원, 기타 이해관계인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 회사를 갱생시키며 모든 채권자들에게 공정하고 형평에 맞은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고자 권리변경 기준과 변제방법을 정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회생담보권 100% 현금변제와, 회생채권 53% 출자전환· 47%는 현금으로 변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생채권에 대한 현금변제는 향후 10년 동안 차등진행하기로 했다.
회생계획안에 또 감자안도 들어있다. 감자비율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가 250대 1, 일반주주가 10대1로 돼 있다.
이렇게 되면 액면가 5천원인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통주와 우선주는 50주가 1주로 병합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보통주 2297만여 주, 우선주 31만여 주, 자사주 138만여 주다.
소액주주는 2주를 각각 1주로 병합한 뒤 출자전환 채권액 5천원을 액면가 5천원 보통주 1주로 발행하게 된다. 또 기존주식 병합과 회생채권 출자전환 뒤 액면가 5천원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5주는 액면가 5천원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로 재병합된다.
동부건설은 지난 1월7일 법정관리가 개시된 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2일 상장폐지 요건에 걸려 거래정치 조치가 내려졌다.
동부건설은 마지막 매매일에 주가가 저점 대비 30% 이상이 치솟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감자가 결정되면 상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건설은 상장이 유지된다고 해도 자본잠식 등 관리종목 사유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증권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동부건설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뒤 늦어도 7월 중 최종인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면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 매각 결정권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반대하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파악한다.
동부건설은 법원 인가 뒤 올해 하반기쯤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건설은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 25위의 건설사인 데다 브랜드가치도 상당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