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강원도 산불 피해를 놓고 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압박을 점점 크게 받고 있다.
한국전력의 속초지사가 관리하던 전신주와 강릉지사가 담당하는 배전센터 문제로 강원도 산불이 비롯됐다는 데로 결론이 기울면서 한국전력에서 책임을 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2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을 만나 “한국전력 설비에서 산불이 발화된 데 죄송하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조사결과가 모두 나오면 주민 피해보상대책위원회,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민사적 책임을 비롯한 조치를 하기로 약속했다.
한국전력과 피해보상대책위원회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배상 문제를 논의한다.
속초산불피해보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김 사장과 피해 주민들이 만나 배상문제를 이제 논의하기 시작한 만큼 아직까지는 원만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전력이 앞으로도 계속 책임지는 태도를 유지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강원도 산불 피해 규모는 피해면적 1760여 핵타르에 사망 1명, 부상자가 10명이다. 주민 4천여 명이 대피했고 주택과 시설물 916곳이 전소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피해금액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산불피해보상대책위원회 등에서 집계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농가 피해 규모만 106억53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수사과학연구원은 강원도 산불의 원인을 ‘아크불티’로 결론내렸다.
아크는 전기적 방전으로 전선에 불꽃이 발생하는 현상인데 이번 강원도 산불 때 바람 영향으로 전선이 절단되면서 전신주에서 아크가 발생했고 마른 낙엽과 풀 등에 옮겨 붙으면서 큰 산불로 번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23일 한국전력 속초지사와 강릉지사를 압수수색 했다. KT아현지사 화재사고 때도 압수수색까지 이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고강도로 한국전력을 수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전력은 2017년 4분기 영업적자 1294억5천만 원을 시작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영업적자 2080억 원을 냈다.
증권시장에서는 한국전력이 2019년 1분기에도 영업적자 386억4천만 원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추진하던 가운데 강원도 산불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형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김 사장이 형사적 책임은 둘째 치더라도 민사적 책임을 다하기로 한 만큼 피해금액 배상 규모에 따라 한국전력에 금전적 부담이 더해지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