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올레드시장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열릴 미래 자동차시장에서는 문과 대시보드의 곡면에 따라 자유롭게 휠 수 있고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속도가 빠른 올레드(POLED)의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자동차 올레드시장에 막 진입하는 단계인데다 모바일 패널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선점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자동차용 8인치 이상 고해상도 플렉시블 올레드(POLED)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자동차 디스플레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임을 밝혀왔다.
그는 “올해 중소형 올레드에서 30% 이상 성장하면서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며 “자동차용 제품을 올해 말이나 2020년 초부터 공급하기 시작하면 중소형 올레드에서 긍정적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계획보다 자동차용 올레드 패널의 양산을 앞당기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LG디스플레이는 빨라도 올해 말로 전망됐던 자동차용 올레드 패널 양산을 구미 E5 공장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시작한다.
이런 결정에는 스마트폰 패널 만으로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성장성을 담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 올레드 디스플레이 메인 공급처 자리를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에게 빼앗긴 데다 애플에 공급할 올레드 물량도 확정적이지 않아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위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BOE는 올해 2월 화웨이의 신제품 스마트폰 ‘P30 프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 1분기 출하량을 큰 폭으로 넘긴 150만대가량의 스마트폰용 올레드 패널을 출하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LCD 패널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온 만큼 자동차 올레드시장에서는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5인치 이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2017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 수량과 매출, 면적 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PS-LCD 패널이나 in-TOUCH(인터치) 등 독자 개발한 기술력을 활용해 고객사도 상당수 확보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와 BMW, 현대기아차, 테슬라,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전략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완성차기업들은 한 번 납품처를 정하면 이를 쉽게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자동차 올레드 제품을 공급할 고객사를 찾는 데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 진출을 위해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등 기술력 확보에도 공을 들여왔다. 올해 초 세계 IT(정보기술) 전시회에서 뒷좌석용 매립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롤러블사업은 올해 안에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패널보다 자동차용 패널의 품질기준이 더 까다롭다”며 “LCD 패널에서 확보하고 있는 고객사가 올레드 패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