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반도체, 5G통신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첨단 기술력을 집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을 아이폰 등 모바일기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는 애플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이 아이폰 등 기기에 탑재하는 자체 시스템반도체의 기술력 확보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로이터와 BGR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용 프로세서 개발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이 통신 반도체를 맡도록 하는 등 반도체 관련된 조직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최근 실시했다.
애플이 직접 설계해 아이폰에 적용하는 프로세서는 항상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구동 성능을 나타내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기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정받아 왔다.
최근 변화를 볼 때 애플이 단순히 통신 반도체의 자급체제를 구축하는 목표를 넘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통신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는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모든 부품은 완벽해야 한다"며 "애플이 이를 위해 모바일기기의 핵심인 통신 반도체 기술 확보를 목표로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와 통신 반도체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2월 말 공개되는 갤럭시S10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총집결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초 성능 실험기관 긱벤치 홈페이지에 등록된 갤럭시S10 엑시노스 모델의 성능 평가점수는 단일작업 기준 4472점, 다중작업 기준 1만387점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9의 성능 평가점수가 단일작업 3276점, 다중작업 8522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삼성전자의 자체 스마트폰 프로세서 '엑시노스'의 구동 성능이 큰 폭으로 발전한 것이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따라 실제 성능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갤럭시S10의 구동 속도는 갤럭시S9보다 최대 45% 빨라질 수 있다"며 "확실한 성능 우위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10에 탑재되는 삼성전자 최신 프로세서 '엑시노스9820'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연산용 반도체(NPU)도 처음으로 적용된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한 프로세서는 인공지능 관련된 연산 속도가 월등히 빨라지는 한편 전력 소모는 크게 줄일 수 있어 스마트폰에서 음성과 사물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에 직접 개발한 고성능 LTE통신 반도체 탑재를 예고했고 갤럭시S10 5G 모델에는 지난해 8월 자체 개발에 성공한 5G통신 반도체도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1월 공개한 초소형 이미지센서 반도체도 갤럭시S10 카메라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S10 시리즈가 지난 1년 동안 이뤄진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기술력 발전 성과를 집약해 보여주는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침체기에 접어든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 삼성전자의 5G 통신반도체와 애플의 아이폰용 프로세서. |
특히 5G통신 보급이 본격화되면 고사양 콘텐츠와 인공지능 서비스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의 성능이 더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수 있다.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반도체의 설계 기술력에서 삼성전자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통신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해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애플의 프로세서 설계 기술력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소비자와 업계로부터 충분히 인정받는다면 애플과 경쟁에서 한걸음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삼성전자의 올해 주요 목표로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적극적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1월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1월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도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