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겸 MC사업본부장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한 부회장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으면서 올레드(OLED)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이 커졌고 권 사장은 LG전자의 TV사업에 이어 스마트폰사업까지 맡아 LG전자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짊어지게 됐다.
▲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경 MC사업본부장 사장(왼쪽),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두 사람 모두 사업의 성패와 올레드의 흥행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
2일 증권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 경쟁회사가 내년부터 대형 올레드사업에 진출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올레드TV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퀀텀닷(QLED) TV의 강력한 도전, 중소형 올레드 투자 비용 증가 등의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내지 못하면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TV사업은 경쟁력이 심화하고 있는 상태”라며 “확실한 기술적 차별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올레드사업에 신규 투자를 대폭 늘리며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LCD의 전환 발표를 미뤘다고 해서 올레드로 체질 변화라는 큰 틀을 바꾼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광저우 신규 라인과 파주 10.5세대 신규 라인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건설하고 있는 세계 최초 10.5세대 올레드 양산에 성공하면 대형 패널의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도 수월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권 사장은 8K 올레드TV의 시장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권 사장은 내년 6월을 전후로 8K 올레드TV를 공식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8K QLED TV를 이미 시장에 출시하기는 했으나 기술력에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한 부회장과 권 사장이 협업을 통해 중소형 올레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으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기술력과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빼앗긴 스마트폰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다.
권 사장이 올레드TV에서 보여준 성과를 인정받아 MC사업본부까지 맡게 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올레드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한 부회장과 함께 온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프리미엄 TV 시장의 지배력을 빠르게 높여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대형 올레드에서 흑자를 내면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대형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해 수급에 애를 먹으며 올레드TV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실패했다. 공급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고전했다.
이러는 사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고화질의 QLED TV 판매량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QLED TV 판매량은 3분기에 66만3천 대를 보여 올레드TV의 판매량 총합(55만9천 대)을 분기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QLED TV의 생산 원가가 올레드TV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 앞세워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었 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량 확대와 원가 절감이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