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다.

19년째 대표를 맡을 정도로 출중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2018년 상반기부터 한국에서 BMW 차량의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업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는 등 사태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57년 1월16일 서울에서 3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덕수상업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삼보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재무와 경리를 담당하며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회생활과 학업을 병행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외국계 화재보험사인 하트포드에서 일했고 제약기업인 한국신텍스 창립과정을 함께 했다. 한국신텍스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승진했으나 회사가 합병된 뒤 BMW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재무담당 이사(CFO)를 맡았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BMW글로벌법인 최초의 현지인 대표가 됐다.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BMW그룹 본사 임원에 선임된 데 이어 독일 BMW그룹 본사 수석부사장에 올랐다.

2018년 1월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BMW코리아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2020년 2월까지 대표이사 회장을 지내는 것으로 예정돼 있는데 BMW 본사의 신뢰 덕에 임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엄청난 워커홀릭'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다른 끈기와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활동의 공과


△BMW 차량 화재사고 수습
2018년 BMW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이어지면서 화재사고 발생 차량 소유주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리콜을 진행하는 등 사태 수습에 힘쓰고 있다.

김효준은 2018년 8월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이번 화재사고의 당사자분들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BMW그룹은 한국 고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효준은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다"며 ”최우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이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 안전진단 절차와 리콜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김효준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BMW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여론이 악화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 차량 화재사고는 2018년 1~7월 모두 27건이 발생했다. 1월부터 5월까지는 매달 2~5건 정도 사고가 났지만 7월에 11건으로 사고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쏠렸다.

BMW코리아는 7월25일 국토교통부에 사고 차종을 포함해 잠재적 위험 가능성이 있는 차량의 리콜 계획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는 7월26일 BMW코리아가 수입해 판매하는 BMW 520d 차종 등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효준은 2018년 8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화재 문제가 일어난 차량의 판매 중지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민관 합동 조사에서 BMW가 차량의 결함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도 내놓았다.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 BMW코리아 판매실적.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올라
김효준은 2018년 1월1일자로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0년 BMW코리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를 맡은 지 17년여 만에 회장이 된 것이다.

수입차 한국 법인이 회장 직책을 만든 것은 BMW코리아가 유일할 정도로 BMW 본사에서 확실한 신뢰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회장 승진 인사는 BMW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의 하나다. BMW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대표이사 회장이 경영을 주도하면서 다른 공동대표에게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자리를 물려주는 과정을 거친다.

BMW코리아는 2017년 12월6일 김효준을 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한상윤 사장을 2018년 3월1일자로 공동대표로서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헨드릭 본 퀸하임 BMW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 사장은 당시 “김효준 CEO는 기존과 동일하게 한국 법인 대표 역할을 맡게 되며 한 대표는 사업 운영 전반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BMW코리아는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준의 대표이사 회장 임기는 2020년까지로 예정돼있다. 하지만 본사의 신뢰가 워낙 강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김효준은 2016년 말에 이미 경영승계 절차를 밟으려고 했지만 본사에서 임기를 3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해 승계 절차를 1년가량 지연했다.

△아시아 최초로 ‘BMW드라이빙센터’ 유치
김효준은 2014년에 아시아 최초로 BMW드라이빙센터를 유치했다.

BMW드라이빙센터는 BMW가 고객들에게 주행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애초 BMW 본사는 한국 자동차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드라이빙센터 건립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김효준은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설립하면 아시아 전역에 BMW 브랜드가 확산되는 첨병기지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본사를 2년 반가량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승인을 받아냈다.

독일과 미국에 이어 BMW그룹 내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드라이빙센터인 데다 중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에 ‘아시아 최초 BMW드라이빙센터’가 세워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BMW드라이빙 센터는 2014년 영종도에 축구장 33개 크기인 24만㎡ 규모로 문을 열었으며 2018년 10월 현재까지 50만 명가량의 인원이 방문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주행트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운전 체험장 등도 함께 조성된 일종의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BMW코리아 성장 이끌어
김효준은 수입차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BMW코리아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김효준이 처음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2000년만 해도 BMW코리아가 한 해 판매하는 차량은 300대 안팎에 머물렀다.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직원들에게 3가지를 당부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이기자는 뜻의 ‘B to B(벤츠에서 BMW로)’, BMW는 고객(Customer)을 지향한다는 ‘B to C’, 그리고 시장점유율 1%를 5년 안에 이루자는 ‘1 in 5’였다.

딜러들은 당시 BMW가 판매를 늘리려면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봤고 본사에서도 김효준의 목표를 미더워하지 않았다. 한 해에 300대를 팔던 BMW가 어떻게 급성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김효준은 부임 첫 해 2100대가량 팔며 큰 성과를 냈다.

BMW코리아는 2017년에 모두 5만9624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17년 동안 판매량을 약 200배 끌어올린 것이다.

BMW코리아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수입차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BMW코리아의 대표이사만 19년째 맡고 있을 정도로 본사의 신뢰가 두텁다.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왼쪽 네번째)이 2018년 7월4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아우스빌둥 모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치경영’으로 수평적 의사소통 구조 구축
김효준은 BMW코리아의 성장을 이끈 비결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선’이라는 믿음을 지니고 늘 고객과 파트너, 직원 등 사람을 중심에 두고 소통해온 작은 성과일 뿐”이라며 “굳이 비결을 꼽는다면 소통은 기술이 아닌 진정성이며 상대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다는 믿음을 실천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B(Brand, 브랜드), M(Man, 사람), W(Work, 일) 등 세 가지에 입각한 ‘BMW 가치경영’을 이끌고 있다.

브랜드 가치는 고객에게 최고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만족 경영 실천을 뜻하며 사람 가치는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책임감을 지니고 미래 비전을 달성하는 것을, 일의 가치는 사회와 시장에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기여하는 것을 뜻한다.

서로 상대방 위치에서 이해하고 한발 더 다가서는 수평적 소통구조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

2008년에 부장과 차장, 과장, 대리 등 직급을 모두 없애고 임원을 제외한 모든 사원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전체 직원의 80~90%가량이 매니저다.

직급체계를 바꾼 뒤 직원 각자가 리더라는 주인 정신을 지니게 됐고 사장만 권한을 독점하던 수직적 의사결정구조가 사라졌다고 김효준은 평가했다.

모든 직원을 리더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인사 노력도 기울인다.

김효준은 “사람은 누구나 일종의 안전지대라는 둘레를 쳐놓고 있는데 진정한 소통이란 사람들이 이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교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직을 관리직으로, 관리직은 마케팅이나 전략부서로 발령하는 등 부서간 인사를 자주 내는 방식으로 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부서 사이 이동이 활발해야 서로 업무를 잘 이해하고 소통도 잘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시장 철수 막고 성장 초석 다져
김효준은 BMW 본사가 한국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특유의 돌파력을 보이며 영업을 지속하도록 설득했다.

BMW 본사는 1997년 말 한국이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지자 한국 법인을 폐쇄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많은 수입차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했다.

김효준은 당시 재무 담당 전무로서 독일 본사에 “한국시장에 자신이 없으면 지금 철수하라”며 “하지만 향후 다시 한국에 진출한다면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보냈다.

김효준은 본사를 끈질기게 설득해 한국시장 철수 계획을 철회하는 데 성공했으며 오히려 2천만 달러를 5% 금리로 지원받기까지 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금리가 20%에 육박했는데 딜러사에 5% 금리로 돈을 빌려준 덕분에 기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었다. BMW가 공격적 투자를 진행한 것이 향후 한국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자동차업계는 평가한다.

△한국신텍스 창립 멤버
김효준은 미국 제약기업인 신텍스가 한국에 설립한 한국신텍스의 창립멤버다. 한국신텍스가 스위스 로슈에 매각될 때까지 약 10년가량 한국센텍스에서 일했다.

1986년 한국신텍스 재경부 차장으로 입사해 초기 회사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당시에도 제약회사가 영업활동을 할 때 리베이트가 성행했는데 이 돈을 임상실험비로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국신텍스가 충청북도 음성군에 제약공장을 지을 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해 인가를 얻어내기도 했다.

김효준은 회사 입사 8년 만인 1994년 한국신텍스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신텍스 본사가 스위스 로슈에 매각되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한국로슈는 김효준에게 수억 원대의 인센티브를 줄테니 직원들의 퇴직을 원만하게 마무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김효준은 한국로슈의 제안을 거부하는 대신 모든 직원들이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협상안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김효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제 손으로 만든 회사를 제 손으로 장례식 치렀다”며 “9년이 넘도록 고락을 같이한 직원들의 해고통지서에 서명하던 날 폭음을 하면서 직원들과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김효준은 한국신텍스 직원들의 이직을 알아보며 헤드헌팅회사를 드나들었는데 이 때 한 헤드헌터가 김효준을 눈여겨 봤고 이것이 김효준이 BMW코리아에 입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17년 3월6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아우스빌둥(Ausbildung)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면 과제인 BMW 차량 화재사고를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효준은 BMW코리아의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한국 토종 최장수 수입차 CEO’ 이외에도 ‘고졸 출신 수입차 대표’라는 여러 별명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2018년 상반기에 연달아 발생한 BMW 차량 화재사고 탓에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2018년 4~5월에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화재사고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7월에 화재사고가 거의 사흘에 한 번 꼴로 발생(11건)하자 결국 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에 리콜 조치를 시행하라고 명령했다.

BMW코리아는 리콜과 긴급 안전진단을 시작하며 화재사고 수습에 나섰지만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긴급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여러 날 기다려야 한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사고 수습에 치밀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김효준은 2018년 8월6일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가장 먼저 이번 화재사고의 당사자분들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최우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이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MW코리아가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등이 계속 보도되면서 신뢰도에 타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의 수입차 판매 경쟁에서도 노력해야 한다.

김효준은 수입차 판매부문에서 BMW코리아를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으로 1위 기업에 올렸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2년 잇달아 수입차 판매량 1위기업 타이틀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넘겨줬다.

2018년에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판매량에서 뒤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화재사고 논란으로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어 판매 격차를 좁히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평가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 2018년 8월6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전 BMW그룹 회장은 “김효준은 항상 경쟁자들보다 앞서 달려가는 CEO”라는 얘기를 자주 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다른 회사들이 한국시장을 축소하는 가운데 BMW 본사에 “BMW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 아니라면 오히려 지금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는 보고서를 보냈다.

BMW는 고민 끝에 2천 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고 1998년 연간 320대까지 감소했던 BMW의 한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2001년 2717대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김효준의 역발상으로 이뤄진 공격적 투자는 BMW를 한국 수입차 시장의 맹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효준의 장기적 안목은 2000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의전 차량의 채택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정상회의의 의전차량으로 BMW를 이용해 줄 것을 외교통상부에 제안했으나 “한국 차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수입차라니 정신 나간 소리다”는 외교부 직원의 대답을 받았다.

김효준은 수차례 외교부를 찾아가 “유럽 각국이 한국 정부가 자동차 시장 개방에 소극적이라고 불평하는데 수입차를 의전차량으로 활용하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외교부는 BMW 차량 107대를 의전용으로 활용했다.

BMW의 ASEM 참여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위상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수입차가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이 무렵부터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효준은 고객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김효준이 2013년 ‘BMW 고객 서비스 평가단 백서’를 처음 발간한 것도 겸손하게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 내용을 따져보자는 취지였다.

고객을 항상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철학 덕분에 김효준이 경영 사령탑에 오른 뒤 차 판매가 급증했다. 사장에 취임한 2000년 1650대에서 2014년 4만174대로 24배나 늘었다.

2001년 뉴BMW7시리즈 차량 구매를 신청한 고객들과 약속한 날짜를 지키기 위해 ‘항공기 수송’을 결정한 일화도 유명하다. 2016년 2월에는 원인불명의 BMW 차량 화재사고에 전액보상했다.

20대 초반에 일하던 회사의 인사고과에 ‘엄청난 워커홀릭이고 굉장히 상식적이며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돼있다.

당시 말단 사원이었던 김효준은 사무실에 사장이 나타나면 모든 직원이 일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느껴 총무부장을 찾아가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건방지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이지만 이 일은 직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또 같은 회사에서 능력 있던 상고 출신 선배가 승진 인사에서 누락되자 한밤중 인사 담당 임원의 집을 찾아가 “우리 회사에는 능력이 출중한 상고 출신이 많은데 단지 상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졸 출신들과 차별한다면 누가 이 회사에 충성을 바치겠습니까”라고 물었다는 일화도 있다.

한국 사람이 BMW코리아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효준은 “한국은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후임 사장은 누가 되든 국내 사정을 잘 아는 한국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한국에서 2~3년 일하고 돌아가는 외국인 사장은 장기적 관점을 지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번 돈 대부분을 한국에 다시 투자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벤츠코리아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 다른 수입차기업들은 해마다 배당을 통해 이익의 50~100%를 해외 본사로 보낸다.

BMW코리아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 배당을 적게 하면서 기부금을 늘리거나 BMW드라이빙센터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에 재투자한다. 한국에서 장기적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BMW코리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명깊게 읽었거나 영감을 준 책을 여러 번 반복해 읽는다.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저서인 ‘마지막 통찰’을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혁신의 중요성, 삶을 어우르는 경영자의 역할에 깊이 공감했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간결한 메시지를 줄 때 도움이 되는 시도 많이 읽으려고 한다. 주로 이동하는 승용차 안이나 비행기, 취침 전에 꾸준히 책을 읽는데 한 달에 평균 3권가량을 독서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과거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어 첫 월급을 탄 뒤 최고급 일제 카메라를 샀다고 한다. 자연을 사진으로 담는게 좋아 매주 산에 오르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중학교를 다닐 때 학급 반장을 도맡을 정도로 성실했으나 중학교 2학년 때 부친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덕수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교 1학년 시절부터 중학생을 지도하며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고 집안살림을 도왔다.

좌우명은 ‘등고자비(登高自卑)’다.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척벽비보 촌음시경(尺璧非寶 寸陰是競)’이라는 좌우명도 있다. 큰 보석보다 한 치의 짧은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뜻으로 이를 생각하며 경영자로서 자세를 바로잡는다고 한다.

사건사고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 2018년 8월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BMW차량 화재관련 공청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들으며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사고
2018년 들어 BMW 차량들에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화재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논란이 일자 10만6천 대가량의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 수입차 판매 역사상 최악의 사고이자 디젤 게이트 사건 이래 독일 완성차기업의 신뢰도를 대폭 떨어뜨린 사건으로도 평가받는다. 디젤 게이트 사건은 2015년 독일의 완성차기업 폴크스바겐이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배출가스량을 조작해 판매한 사건을 말한다.

BMW 차량 화재사고는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 모두 27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주행하던 BMW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는 결국 7월26일 BMW 차량 10만6천여 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BMW는 디젤엔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기다기관에 유입되어 발화되는 것이 화재사고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국토교통부에 보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어 소프트웨어 결함과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흡기다기관 재질의 내열성 등 각계에서 제기하는 의견도 포함해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화재사고로 BMW코리아는 판매에서 직접적 타격을 받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8년 8월 BMW코리아의 총 판매량은 2383대로 집계됐다. 2018년 7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39.8% 줄어든 것이며 2017년 8월과 비교했을땐 41.9% 감소한 것이다.

2018년 9월16일 기준으로 BMW코리아가 리콜 대상으로 삼은 10만6317대 가운데 2만5천 대만 리콜 조치됐다.

BMW 차량 화재사고는 2018년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74년 삼보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했다.

1979년 외국계 화재보험사인 하트포드화재보험의 경리과장을 맡았다.

1986년 글로벌 제약회사인 신텍스의 한국법인 한국신텍스의 이사에 올랐다.

1994년 한국신텍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이 됐다.

1995년 BMW코리아 상무이사에 선임됐다.

1998년 BMW코리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0년 BMW코리아 사장으로 승진하며 BMW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2003년 BMW그룹의 시니어 이그제큐티브(Senior Executive)에 선임됐다.

2011년 BMW코리아 미래펀드 이사장을 맡았다.

2013년 BMW그룹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1월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 학력

1972년 성동중학교를 졸업했다.

1975년 덕수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국제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 상훈


2014년 3월 납세자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 기타

1979년 보충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어록
[Who Is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11년 11월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BMW 코리아 미래재단 자선갈라 행사에서 재단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본사에서도 화재 요인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 지연 보고나 고의 은폐로 오해받기 때문에 철저히 해명하도록 하겠다. 필요하다면 본사 책임자가 기술적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BMW가 고의적으로 결함 사실을 은폐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법적·사회적 책임을 지겠다.” (2018/08/28,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관련 공청회에서)

“BMW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다. (화재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도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BMW그룹은 한국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차량) 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다하겠다.” (2018/08/06, BMW 차량 화재사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밑바닥에서 성장해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지금 세대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젊은 세대에도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2015/02/05, 인천 중구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의 성장은 단순히 임직원들의 능력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BMW코리아의 딜러사들과 협력기업들, 그리고 고객 한분 한분이 함께 일구어 낸 소중한 결과다.” (2014/02/13, 인천 중구 영종도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의 경쟁력은 네트워크와의 싸움이며 경쟁사 간의 싸움이 아니다.” “어떤 업종이든 ‘고객’을 정의하면 무엇을 할지 답이 보인다” (2014/01/15, ‘글로벌 리더십’ 강연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국내 소비자만 생각하지 말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상대하는 세계시민이 되어야 한다.” (2013/10/15, 군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기업은 돈만 버는 조직이어서는 안된다. 사회에 가치를 뿌려 일반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사회의 그것과 궤를 같이해야 하며 지속 가능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고 존경을 받는다. 이것이 선순환이다.”

“제가 BMW코리아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한 지난 1995년, 자동차시장은 생산자가 우위에 있고 소비자는 저 아래에 있었다. 2000년 최고경영자(CEO)가 된 뒤 업무의 모든 관점을 소비자 눈높이로 내리는 시도를 했다. 이후 국산차 업계까지 저희의 방식을 따라 한 것을 보면 저희가 정한 디렉션이 사회가 가는 방향과 맞았지 않나 싶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BMW코리아가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2012/10/03,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늘 직원들에게 ‘당신들의 목표는 김효준이 아니다. 나를 뛰어넘는 글로벌 리더가 되라’고 얘기해왔다. 물론 글로벌 리더가 쉽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훈련을 시켜주고자 수년 전부터 직원들 해외 파견에 큰 힘을 쏟아오고 있다.” (2008/06/25,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BMW는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개인이 조직에 매몰되거나 조직이 내부 경쟁없이 활력을 잃게 되는 것 모두를 경계한다. 조직이 개인의 부족한 점을 메꿔줄 수 있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05/02/16,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