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운용 수익률을 높이려면 채권 위주의 투자전략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주식에 투자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해외 연기금들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기금은 장기간 투자하며 주식에서 발생하는 투자 리스크를 만회할 수 있는 만큼 국민연금도 주식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 주요 연기금의 운용 수익률을 살펴보면 캐나다 공적연기금 CPPIB가 6.6%로 가장 높았고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캘퍼스는 1.2%, 한국의 국민연금은 0.9%, 일본 공적연기금 GPIF는 –1.9%를 나타냈다.
CPPIB는 상반기 달러 가치 상승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에서 거둔 투자이익이 늘어났고 GPIF는 엔화 가치가 높아진 데다 일본 증시 토픽스(TOPIX) 지수가 7% 하락해 반대의 결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에서 이익을 높게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주식 비중이 높은 캘퍼스와 CPPIB가 대체로 국민연금과 GPIF보다 운영 수익성이 좋다”며 “올해 상반기 운용 결과도 이런 특성의 연장선”이라고 바라봤다.
CPPIB와 캘퍼스 등 서구권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PPIB는 주식에 60%의 자금을 투자하고 캘퍼스는 사모펀드(PE)부문으로 채권 수익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국민연금과 GPIF는 채권 위주의 운용전략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대 들어서 아시아권 연기금들도 주식의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민연금은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중심의 운용전략이 크게 바뀌고 있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기금은 장기 투자자인 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됐다.
김 연구원은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만큼 리스크도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며 “연기금은 장기적 투자를 유지하는 구조기 때문에 위험자산의 높은 기대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주식 비중이 컸던 캘퍼스와 CPPIB는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수익률을 연간 10%를 넘게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국민연금 등 아시아권 연기금들이 굳이 채권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주식 투자의 유리함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캘퍼스와 CPPIB의 리스크 노출량이 국민연금의 2배지만 수익성은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뒤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채권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캘퍼스와 CPPIB의 리스크 노출량이 국민연금과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