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당금 증가폭이 전년 대비 가장 큰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재벌닷컴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216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2013년 배당금 120억 원에 비해 79.5%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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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현금배당을 확대한 데 따라 그 수혜를 톡톡히 입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 우선주 1주당 1만9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조9246억 원이며 2013년 현금배당액 총액인 2조1600억 원보다 약 8천 원가량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배당확대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을 포함해 이건희 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3명이 배당부자 상위권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은 전년보다 63%가 늘어난 1758억 원을 올해 배당금으로 챙길 수 있게 돼 전체 배당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31.1% 늘어난 649억 원,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15.4% 증가한 330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관장의 배당금 규모도 217억 원으로 40%가 증가했다.
이밖에 1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 기업인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205억 원), 구본무 LG그룹 회장(192억 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168억 원) 등이다.
정부가 기업들에 배당확대를 주문하면서 100억 원 이상 배당부자 명단에 새로 등장한 기업인은 4명이다.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은 올해 전년보다 53.3% 늘어난 144억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김 부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올해 109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돼 새롭게 100억 원 이상 배당부자 반열에 올랐다.
이밖에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기원씨(105억 원), 구광모 LG 상무(105억 원) 등도 배당금이 20~30% 가량 늘어 새로 이름을 올렸다.
100억 원대 이상 배당금을 받는 전체 인원도 지난해 16명이었으나 올해 20명 선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29억 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154억 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118억 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107억 원) 등은 지난해 100억 원대 배당금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아직 올해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전년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벌기업인들의 배당금이 전년보다 크게 늘면서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증시를 살리기보다 재벌들의 호주머니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3곳이 늘어 모두 253곳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총액도 10조2751억 원으로 전년보다 4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는 기업들이 배당확대에 적극 나서면 증시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 기업들의 배당확대 결정은 ‘반짝효과’에 그치거나 아예 약효가 듣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