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알짜고객(VIP)’ 이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14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올해 강원랜드 회원영업장 매출이 2013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강원랜드는 회원영업장(VIP영업장)을 구분해 운영하면서 VIP회원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일반영업장 매출과 구별해 산정한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36조 폐광지역 카지노사업자 영업준칙에서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소를 회원용 영업장과 일반영업장으로 나눠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영업장은 강원랜드 카지노 VIP회원만 출입할 수 있는 영업장으로 개인당 베팅 상한액 등에서 일반영업장과 다르다.
카지노업계는 보통 방문 실적과 게임 수, 기대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VIP를 지정해 관리하는데 강원랜드도 VIP회원의 조건으로 연 매출 50억 원 이상 증빙서류 제출 등을 내걸었다.
이런 회원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은 ‘알짜회원’으로 일반 방문객과 비교해 수는 적지만 개인당 베팅이 매우 높고 주기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하는 고객인 만큼 카지노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외국인 카지노 파라다이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VIP가 차지하는 드롭액 비중만 전체 드롭액의 84.0%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도 국내 외국인 카지노가 2017년 영업손실을 낸 주요 이유로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인 VIP 방문 급감을 꼽았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카지노보다 VIP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알짜고객 확보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강원랜드 카지노 회원영업장 매출은 2017년부터 꾸준히 줄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원영업장 매출은 2013년 4분기에 478억 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16년 3분기 715억 원 수준까지 늘어났으나 올해 1분기에 543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2.4% 줄었다.
2분기 매출도 나아지지 않았다. 강원랜드는 2분기에 회원영업장에서 2017년 2분기보다 18.1% 뒷걸음질한 매출 544억 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 카지노 전체 매출 감소율이 평균 8.1%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회원영업장 매출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지는 셈이다.
강원랜드는 VIP회원에게 리무진 서비스와 식사, 호텔 숙박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남아 카지노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고 최근 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도 더욱 악화하고 있어 알짜 고객을 다시 불러오기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필리핀 카지노 매출액이 2016년 27억 달러에서 2017년 10% 이상 늘었다고 파악했다. 전체 VIP 매출액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으로 분석된다.
카지노 관련 카페에 강원랜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한 누리꾼은 “사람들이 동남아 카지노를 찾는 이유는 강원랜드 때문”이라며 “서비스, 게임환경 등 모든 면에서 굳이 강원랜드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동남아 카지노는 왕복 비행기 티켓과 특급호텔, 골프와 마사지 서비스, 전액 탕진 시 일정 금액 환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베팅 한도액도 강원랜드보다 10배 가까이 높다.
이에 더해 영업시간도 24시간 가동한다. 강원랜드는 영업시간이 20시간에서 18시간으로 축소됐다.
최근 들어서는 강원랜드가 내국인 카지노 규제 강화에 따라 VIP회원이 선호하는 바카라 테이블 선택권을 좁히고 카지노 영업장에서 현금인출기(ATM)를 모두 빼버리는 등 서비스 수준도 후퇴해 회원영업장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