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8-14 11: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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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터키발 금융 불안의 심화 수준에 따라 215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은택 김영환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14일 “신흥국의 불안이 더욱 심화되면 원/달러환율의 1차 지지선인 달러당 1190원에 이른다고 가정했을 때 코스피지수 하단이 2150선으로 설정될 수 있다”며 “절대적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심리적 충격은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 KB증권 연구원들은 13일 터키발 금융불안의 심화 정도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1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은 터키 이스탄불의 한 환전소 모습.
터키 리라/달러환율은 13일 장중에 달러당 7.24리라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리라/달러환율이 높을수록 달러와 비교한 리라화 가치는 떨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지금보다 2배 높은 세율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론슨을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 혐의로 2년 가까이 잡아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브론슨의 석방을 요구한 뒤에도 억류가 지속되자 보복 관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결정하면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키 경제와 금융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터키 경상수지는 10년 이상 국내총생산(GDP) 규모의 5% 이상 적자를 내 왔고 2013년부터 외환 보유액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KB증권 연구원들은 “터키의 경제 문제는 이전부터 있어왔던 만큼 새롭지 않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도 제한적이지만 (지금의 금융불안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바라봤다.
터키발 불안이 신흥국 시장과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으로 연결되며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터키처럼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한국 증시는 한동안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다가 중장기적으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KB증권 연구원들은 내다봤다.
KB증권 연구원들은 원/달러환율이 특정 수준까지 떨어졌을 때 코스피지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살펴보는 방식으로 향후 증시를 전망했다.
터키발 불안에 따른 신흥국시장의 위험이 단기간 영향에 그친다면 원/달러환율도 달러당 1155원선에서 진정돼 코스피지수도 2205선 정도까지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흥국 불안이 심화되면 원/달러환율이 1차 지지선인 달러당 1190원선까지 올라가면서 코스피지수도 215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B증권 연구원들은 앞으로 순환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 음식료, 통신서비스, 비철금속과 철강, 은행 등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평가된 가치주를 8월 추천업종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기업을 비롯한 성장주는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공매도가 많이 쌓이지 않았던 에너지, 보험, IT하드웨어 등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