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마사회의 용산 화상경마장을 농어촌 대학생 기숙사로 활용”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마사회의 서울 용산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2019년부터 농어촌 대학생 기숙사로 재탄생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7년 말 문을 닫은 서울 용산 장외발매소를 농어촌 대학생 기숙사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사회공헌사업 계획과 새 경영 슬로건을 발표했다.

용산 장외발매소는 지상 18층, 면적 1만8212.69㎡ 규모의 건물로 마사회가 1200억 원을 투입해 2015년 5월31일 문을 열었지만 위치가 학교와 주거지역과 가깝다는 이유로 주민과 학교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해 2017년 8월 폐쇄하기로 합의한 뒤 12월31일 문을 닫았다.

마사회는 이 건물 전체를 농어촌 대학생 기숙사로 변경해 마사회 최초의 인프라형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건물 상층부 11개 층(8~18층) 가운데 9개 층에 대학생 16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장학관을 조성하고 6개 층은 대학생들이 거주하는 생활실로, 3개 층은 식당, 스터디실과 같은 복지공간으로 꾸민다.

특히 생활실은 일반 기숙사 시설의 1인당 점유 공간인 9.6㎡보다 넓은 13.2㎡ 규모로 만들고 층별로 독서실과 같은 편의시설을 두기로 했다.

나머지 2개 층은 사회공헌센터로 조성된다. 사회공헌센터에는 말산업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창업 컨설팅을 지원하는 창업센터와 청년·취약계층에 무료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심리상담센터가 생긴다.

김 회장은 “기숙사가 모자라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하층부 7개 층(1~7층) 활용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하층부를 키즈카페로 운영하다 소송이 걸린 탓에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손댈 수 없다”며 “도서관과 쉼터, 북카페 등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개발하고 직원도 지역주민이나 사회적 약자를 우선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새 경영 슬로건인 ‘국민을 향해, 말과 함께’도 공개했다.

그는 “마사회의 존재 목적과 사업 추진의 지향점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말과 함께 달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방공무원 등 특수직무종사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재활·힐링 승마를 지원하는 등 공익적 말산업도 확대한다.

2019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경찰·교정직·방역요원·학교 밖 청소년 등 2천 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9~11월 석 달 동안은 국민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승마 체험사업도 진행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 등에 무료 승마 체험장을 운영하고 승마 교육 희망자에게 강습비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회장은 마필 관리사의 잇단 자살로 논란을 빚은 마필 관리사 처우 개선 문제와 관련해 “8월 창립되는 조교사협회와 함께 마필 관리사에 대한 고용구조를 어떻게 구성할지 협의할 것”이라며 “조교사협회가 고용 승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를 한국마사회 사회적 가치 실현의 원년으로 정했다”며 “‘국민을 향해, 말과 함께’라는 슬로건이 체감되도록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