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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장윤근, STX조선해양 수주에 대해 산업은행 허가 못 받아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7-10 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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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지 시작이 어렵다.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도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떼는 데 고전하고 있다. 
 
[오늘Who] 장윤근, STX조선해양 수주에 대해 산업은행 허가 못 받아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6월에 여러 선사들로부터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LOI)를 맺었지만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수주 허가를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수주목표로 선박 20척을 제시했지만 하반기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신규 수주를 한 건도 성사하지 못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STX조선해양이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만 맺어둔 채 본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배가 중형유조선 9척에 이른다고 파악했다. 올해 수주목표 20척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본계약 진행이 더뎌지는 이유는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구계획안 이행이 지체되고 있다는 이유로 수주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를 맺은 뒤 한 달 안에 본계약을 맺고 본계약을 맺은 뒤 두 달 안에 선수금환급보증(RG)를 발급받는다”며 “하지만 KDB산업은행이 6월 말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가 맺어진 선박을 대상으로 수주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이 마련한 수주 가이드라인에 맞춰 선사와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를 맺는다. 그 뒤 KDB산업은행의 허가를 받아 선박 수주 본계약을 맺고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도 받는다.

KDB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이 자구계획안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수주를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4월 KDB산업은행에 플로팅도크와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2600억 원 규모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비영업자산 매각, 인건비 절감을 통한 고정비 감축 등을 진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STX조선해양이 자구계획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장 대표가 자구계획안 이행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서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올해 자구계획안 가운데 1500억 원을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회사 소유 부동산이 경상남도 창원지역에 몰려 있어 조선업계 불황으로 이 지역의 경제가 크게 휘청대면서 STX조선해양의 부동산 매각계획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KDB산업은행이 비영업자산 매각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해 자구계획안 이행 속도가 느리다고 본 것인데 그렇다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할 수도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KDB산업은행을 설득하는 일에 우선적으로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건조계약 체결 의향서를 맺어둔 선박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수주 허가를 받지 못해 날리게 된다면 선사들과 신뢰관계에도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박 수주 영업을 등한시 할 수도 없다.

장 대표는 올해 6월 열린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인 그리스 포시도니아 선박박람회에서 선주들과 만나며 영업전선에서 직접 발로 뛰었다. KDB산업은행의 수주허가도 얻기 힘든 상황임에도 장 대표가 직접 영업에 나선 것은 회사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하반기 그리스 선사로부터 중형유조선을 수주했다. 하지만 선사와 약속했던 기간까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선박 수주에 필요한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해 선사에게 수차례 양해를 구하다가 2017년 11월에 들어서야 간신히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아 선박을 수주할 수 있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STX조선해양이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선박 수주 허가는 물론 선수금환급보증까지 계속해서 발급받지 못한다면 이런 평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장 대표는 올해 4월 담화문을 내고 "2년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첫 해 상반기가 지난 상황에서 한 척의 신규 수주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장 대표의 속은 나날이 타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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