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이 그동안 보유하던 현대증권 지분을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모두 매각했다.
16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보유하던 현대증권 지분 4.74%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나티시스은행에 지난 14일 팔았다. 매각대금은 약 850억 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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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
교보증권은 현대증권이 발행한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우선주는 지난 13일 보통주로 바뀌었다. 교보증권은 보통주로 전환되자마자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 모회사인 현대상선과 맺었던 총수익맞교환(TRS) 계약이 지난달 30일 종료돼 지분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총수익맞교환은 투자자에게 일정한 확정수익을 보장하면서 손실이 났을 때 보전해주는 신용파생금융상품이다.
교보증권은 2012년 9월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 지분 4.74%를 넘겨받았다. 현대상선은 이때 교보증권에게 매년 투자금 953억 원의 5.3%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내용의 총수익맞교환계약을 다시 맺었다.
교보증권과 현대상선은 총수익맞교환 계약 만기를 2015년 9월로 잡았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지난해 현대상선과 협의해 계약기한을 현대증권 매각시점 또는 지난달 30일로 앞당겼다. 현대증권이 해를 넘겨도 매각되지 않으면서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됐다.
증권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경영권을 팔기 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나티시스은행에게 협조해 교보증권이 시장에 내놓은 현대증권 주식을 인수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티시스은행은 2006년부터 현대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현대증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06%를 약 400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오는 26일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다. 이 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일본 금융지주 오릭스, 중국 금융지주 푸싱그룹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