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 내로라하는 유통기업 오너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다.
 
[오늘Who] 루이뷔통 회장 '깜짝' 한국방문, 이부진 정유경 긴장

▲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13일 한국을 방문해 주요 면세점을 둘러보고 손영식 신세계DF 대표, 이부진 사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면세업계를 더욱 더 긴장시켰다. 올해 하반기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개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세청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의 최종 사업자를 발표하는 만큼 후보에 올라있는 호텔신라와 신세계DF의 긴장감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노 회장은 1~2년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한다.

그가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방문했는지가 유통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른다. 그동안 한국을 찾아 만난 사람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부진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쟁쟁하다.

아르노 회장은 이 밖에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도 만났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글로벌 명품업계의 '큰 손'이기 때문이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은 루이뷔통, 디올, 지방시, 셀린느 등 잡화 브랜드와 태그호이어 등 시계 브랜드, 겔랑을 비롯한 화장품 브랜드 등 100여 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명품그룹이다.

아르노 회장은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로도 불린다.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운 이빨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키우고 가족중심 경영에 머물러 있던 명품시장을 지금과 같은 거대한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특히 명품은 소수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명품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아르노 회장은 1949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1971년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취업했고 타고난 수완을 발휘해 32살이던 1981년 아버지의 후임으로 회사의 대표까지 맡게 된다.

명품에 눈을 뜬 건 미국으로 떠났다 3년 만에 돌아온 1984년부터다. 당시 파산 위기에 놓여 있던 크리스찬 디올의 모기업 ‘부삭’(Boussac)을 인수했고 부삭에서 기저귀사업과 직물사업을 정리했다.

이 때 확보한 자금으로 1989년 LVM그룹 지분 24%를 18억 달러에 사들였고 그 뒤 지방시, 겐조, 태그호이어, 펜디, 도나카란 등 유명 브랜드를 끊임없이 인수했다.

무차별적 인수합병과 그 뒤에 이어진 구조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아르노 회장은 미국식에 물든 냉혹한 사업가"라고 혹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