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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맏딸 신영자, 롯데 후계구도 경쟁에 캐스팅보트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1-14 17: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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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맏딸 신영자, 롯데 후계구도 경쟁에 캐스팅보트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영자 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9월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 하노이' 오픈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형의 해임은 아버지가 한 일이라 잘 모르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방문길에 나섰다 13일 저녁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해임 건과 관련해 처음 입을 연 것이다.

신 회장은 이날 일본 롯데까지 경영을 맡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롯데 후계경쟁, 이제부터 시작

롯데그룹 후계 구도가 요동치면서 ‘일본롯데=신동주, 한국롯데=신동빈’의 승계 공식이 무너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신 회장의 입을 통해 공식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제치고 롯데그룹의 낙점됐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버지의 의중이 차남인 신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경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란 분석도 제기된다. 승계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분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재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진 데다 계열사들이 한국과 일본에 흩어져 있어 정확한 지분보유 상황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신 총괄회장은 올해 93세인데 이미 지분승계를 90% 가량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분의 대부분은 신동주 전 부 회장과 신동빈 회장에게 물려줬는데 문제는 두 사람의 지분이 엇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46%,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3.45%로 불과 0.01%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롯데제과의 경우 지분율 격차도 1.4%포인트로 늘 유지되다 2013년 하반기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거의 매달 10억 원씩 사들이면서 격차를 1.38%포인트까지 줄인 상태다.

◆ 존재감 커진 롯데가의 맏딸 신영자

형제 사이에 승계다툼이 벌어진다면 가장 큰 변수는 신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향방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등 나머지 자녀들의 지분이다.

신 총괄회장은 3명의 부인과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뒀다.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은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와 사이에서 태어났다. 둘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와 사이에서 신동주, 신동빈 두 아들을 얻었다.

현재 셋째 부인인 미스 롯데출신 유명 탤런트 서미경씨와 사이에도 막내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을 뒀다.

신 총괄회장은 두 딸들을 일찌감치 후계구도에서 배제했다. 다만 상징적 차원에서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딸들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과 신 고문은 지분율 면에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롯데그룹의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만약 형제간 승계다툼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경우 두 딸들이 판세를 뒤흔드는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신 이사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 이사장은 2012년부터 롯데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신 이사장의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나 위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신 이사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처음 입사한 뒤 1979년 롯데백화점이 설립될 당시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1980년대 롯데백화점을 국내 최고 백화점으로 키운 숨은 장본인으로 꼽힌다.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 영업이사를 맡아 영업일선을 이끌었던 것은 물론이고 2008년 총괄사장도 맡았다. 롯데그룹에서 신 이사장만큼 오랫동안 백화점에 근무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의 경영을 맡게 되면서 경영일선을 떠났다. 신 이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재 롯데쇼핑 0.74%, 롯데푸드 1.09%, 롯데칠성 2.66%, 롯데제과 2.52% 등이다.

◆ 거미줄처럼 얽힌 지배구조, 다양한 경우의 수 가능

신 이사장의 존재는 최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물론 신 이사장의 지분율이 미미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거미줄처럼 얽힌 지배구조를 염두에 두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신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자산은 오너 일가 전체 주식자산의 6.7% 정도로 추산된다. 신동빈 회장이 45.3%로 가장 많고 신동주 부회장이 41.6%, 신 총괄회장이 6.1%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자산만을 놓고 볼 때 두 아들의 지분 차이는 4%도 채 안된다. 신 총괄회장과 신 이사장이 각각 6%대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가 가능한 셈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신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그룹 산하 3개의 복지재단이다. 신 총괄회장은 2012년 이들 공익재단 운영을 신 이사장에게 일임했는데 이 가운데 롯데복지재단을 제외한 2곳이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계열사 지분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제과 8.69%, 롯데칠성음료 6.28%, 롯데푸드 4.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뒤 이사진 물갈이 등을 통해 이사회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장학재단이 보유한 지분을 고려하면 신 이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롯데제과 지분만 해도 11%가 넘는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역시 재단 몫을 포함해 신 이사장이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신동빈, 신동주 형제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내부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거미줄처럼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로 묶여 있어 신 이사장이 후계구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위치에 있는 것”이라며 “신 이사장이 형제 가운데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무게추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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