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의 목소리 분석 근거를 두고 의혹이 번지고 있다.
배 교수가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국내 최고의 음향 분석 전문가’의 실체를 놓고 ‘제2의 황우석’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배 교수는 24일 해명자료를 통해 “PD수첩의 마구잡이 마녀사냥식 취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금까지 언론방송에서 수행한 수천 건의 전문가 인터뷰 가운데 설사 몇 건의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신이 아닌 이상 100% 완벽한 인터뷰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은 유명 과학자를 마구잡이로 몰아서 비리가 나타날 때까지 취재해 방송을 통해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을 했다”며 “유명한 과학자들을 매장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MBC PD수첩은 22일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 편을 방송했다. 배 교수가 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모호하며 분석 결과에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배 교수는 '성완종 녹취록' 사건과 2012년 군인 사망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당시 확정적으로 기술한 분석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학계에서는 배 교수의 분석 능력을 의심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전옥엽 물리학 박사 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음성 분석 담당자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뭘 보고서 음성이 동일하다고 분석하는지 잘 모르겠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봉원 나사렛대 언어치료학과 교수는 “목소리로 연령대를 알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을 냈다.
배 교수는 분석 기술을 ‘자신만의 노하우’라며 기밀에 부치고 있다. 배 교수는 PD수첩 제작진에게 “우리만의 노하우에 해당되는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하면 중국에 기술력이 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배 교수의 성문(성대 두 막 사이의 공간) 감정서가 오판으로 드러난 적도 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전 터미널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여성의 음성을 듣고 ‘정유라씨와 90% 일치한다’고 했으나 목격자는 ‘정유라씨와 얼굴 자체가 달랐다’고 일축했다.
배 교수는 성문 감정서를 통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배 교수는 성완종 녹취록 사건에서 성씨의 발언을 거짓으로 판단하고는 성문 감정서에 “전문가 증인 출석 및 증인 심문에는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요청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적었다.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공학부장은 “양심과 학식을 지니고 독립적으로 감정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에 책임을 안 진다는 것이며 고객에게도 있어선 안되는 것”이라며 “(전문가 증인 출석은) 법과학에서는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PD수첩 촬영 당시 “왜 그것(성문분석의 과학적 근거)을 입증해야 되느냐”며 “나는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배 교수의 전문성을 둘러싼 의혹은 2005년 불거진 황우석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PD수첩은 2005년 11월에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던 황우석 에이치바이온 대표이사와 관련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을 방송했다.
황 대표는 1999년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젖소 ‘영롱이’를 만들었고 2004년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해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PD수첩 측은 2005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 적힌 배아줄기세포의 출처에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고의로 조작됐다"고 확인했고 황 대표는 교직에서 물러났다.
배 교수는 전자회사에서 일하다 숭실대 전자공학과에서 수학했고 서울대에서 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음향학회 편집위원장으로도 일하며 권위있는 성문 분석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2007년 보성에서 발생한 70대 노인의 여대생 살해 사건에서 목소리 성문 분석을 통해 범인을 밝혀냈고 북한 핵실험 등의 분석으로 한국 최초의 ‘소리 공학자’로서 명성을 공고히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배 교수가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국내 최고의 음향 분석 전문가’의 실체를 놓고 ‘제2의 황우석’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오늘Who] 소리공학자 배명진의 성문분석 논란, 제2의 황우석 되나](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805/20180524151436_68558.jpg)
▲ MBC 방송프로그램 ‘PD수첩’은 22일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을 방송했다.
배 교수는 24일 해명자료를 통해 “PD수첩의 마구잡이 마녀사냥식 취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금까지 언론방송에서 수행한 수천 건의 전문가 인터뷰 가운데 설사 몇 건의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신이 아닌 이상 100% 완벽한 인터뷰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은 유명 과학자를 마구잡이로 몰아서 비리가 나타날 때까지 취재해 방송을 통해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을 했다”며 “유명한 과학자들을 매장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MBC PD수첩은 22일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 편을 방송했다. 배 교수가 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모호하며 분석 결과에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배 교수는 '성완종 녹취록' 사건과 2012년 군인 사망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당시 확정적으로 기술한 분석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학계에서는 배 교수의 분석 능력을 의심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전옥엽 물리학 박사 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음성 분석 담당자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뭘 보고서 음성이 동일하다고 분석하는지 잘 모르겠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봉원 나사렛대 언어치료학과 교수는 “목소리로 연령대를 알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을 냈다.
배 교수는 분석 기술을 ‘자신만의 노하우’라며 기밀에 부치고 있다. 배 교수는 PD수첩 제작진에게 “우리만의 노하우에 해당되는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하면 중국에 기술력이 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배 교수의 성문(성대 두 막 사이의 공간) 감정서가 오판으로 드러난 적도 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전 터미널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여성의 음성을 듣고 ‘정유라씨와 90% 일치한다’고 했으나 목격자는 ‘정유라씨와 얼굴 자체가 달랐다’고 일축했다.
배 교수는 성문 감정서를 통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배 교수는 성완종 녹취록 사건에서 성씨의 발언을 거짓으로 판단하고는 성문 감정서에 “전문가 증인 출석 및 증인 심문에는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요청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적었다.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공학부장은 “양심과 학식을 지니고 독립적으로 감정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에 책임을 안 진다는 것이며 고객에게도 있어선 안되는 것”이라며 “(전문가 증인 출석은) 법과학에서는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PD수첩 촬영 당시 “왜 그것(성문분석의 과학적 근거)을 입증해야 되느냐”며 “나는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배 교수의 전문성을 둘러싼 의혹은 2005년 불거진 황우석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PD수첩은 2005년 11월에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던 황우석 에이치바이온 대표이사와 관련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을 방송했다.
황 대표는 1999년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젖소 ‘영롱이’를 만들었고 2004년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해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PD수첩 측은 2005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 적힌 배아줄기세포의 출처에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고의로 조작됐다"고 확인했고 황 대표는 교직에서 물러났다.
배 교수는 전자회사에서 일하다 숭실대 전자공학과에서 수학했고 서울대에서 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음향학회 편집위원장으로도 일하며 권위있는 성문 분석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2007년 보성에서 발생한 70대 노인의 여대생 살해 사건에서 목소리 성문 분석을 통해 범인을 밝혀냈고 북한 핵실험 등의 분석으로 한국 최초의 ‘소리 공학자’로서 명성을 공고히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