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하반기에 '아이폰X' 후속 제품과 함께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성능과 디자인, 가격 측면에서 기존 중저가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모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그동안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꾸준히 도전해 왔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는데 올해 신제품에는 확실한 승부수를 던질 공산이 크다.
16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 중저가 아이폰 2종을 출시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은 이르면 6월 아이폰SE2를, 하반기에 6인치 화면을 탑재한 중저가 아이폰을 아이폰X 후속 스마트폰과 함께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SE2는 4인치의 작은 화면을 적용한 아이폰SE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내부 성능이 소폭 개선되는 점 외에 디자인과 가격에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 출시되는 중저가 아이폰은 6인치 대화면을 갖추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G7씽큐'와 같은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증권사 로젠블라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하반기 LCD 탑재 아이폰을 파란색과 노란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힐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애플이 2014년에 여러 색상의 플라스틱 재질을 적용해 내놓은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5C'와 유사한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출시되는 아이폰은 금속과 유리 재질을 적용해 금색과 은색 계열의 모델로만 출시되고 있다. 재질 특성상 다양한 색을 입히기 기술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이 하반기에 중저가 아이폰을 여러 색으로 내놓는 것은 결국 고가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소재를 적용해 생산 원가를 대폭 낮출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이폰X 후속제품은 금속 재질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듀얼카메라 등 고가 부품을 대거 적용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아이폰과 판매가격이 크게 차이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중국과 인도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두기 위해 새 중저가 아이폰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5C와 아이폰SE 등 제품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층을 공략해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화면 크기가 4인치대로 작아 활용성이 낮다는 점이 큰 이유로 지목됐다.
올해 6인치 패널을 탑재한 중저가 아이폰은 이런 단점을 극복해 신흥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생산 원가가 크게 낮아지면 가격 경쟁을 벌이기에도 유리하다.
애플은 그동안 중저가 아이폰에 큰 화면을 적용하면 고가 아이폰의 수요를 잠식할 것으로 우려해 제품 개발과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 애플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5C'(왼쪽)와 '아이폰SE'. |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의 판매 성과로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 확보에 자신감을 찾은 만큼 중저가 아이폰의 하드웨어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 중저가 아이폰은 아이폰X 시리즈의 높은 가격 부담으로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들의 대체수요를 끌어당기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아이폰X 후속제품은 올해 최소 899달러부터의 고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포브스는 애플이 새 중저가 아이폰을 '아이폰(2018)'로 이름붙인 뒤 이를 별도 라인업으로 유지하며 해마다 내부 성능을 개선한 새 모델로 내놓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이미 태블릿PC '아이패드'와 '아이패드프로' 라인업을 분리한 뒤 이런 전략을 쓰고 있다.
포브스는 "애플이 2017년 아이폰X을 출시한 것은 연습게임에 불과했다"며 "올해 신제품을 시작으로 전략 변화의 '본게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