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이 형성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내연기관을 앞지르는 데에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 쉐보레 볼트 EV 등 올해 출시된 주요 전기차 모델이 잇달아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전기차시대 열렸지만 주도권 잡기까지 앞으로 10년 걸려

▲ 현대자동차 '코나'.


현대차는 올해 코나 일렉트릭 판매목표를 1만2천 대로 잡았는데 1월 사전계약에서 이미 1만8천 대를 팔았다.

니로 EV와 볼트 EV는 준비된 물량 각각 5천 대, 3천 대가 출시도 되기 전에 사전계약을 통해 모두 팔렸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도 사전계약에서 1천 대 이상을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내연기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친환경차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2018년 국내 전기차(수소 전기차 포함)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1만3826대에서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2014년 처음으로 국내에서 전기차가 보급된 뒤 전기차 판매는 매년 2배 이상 늘었고 2017년 전체 자동차 신차 판매의 1% 수준에 도달했다.

국내 완성차회사들이 주요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전기차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가 자동차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압도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2040년에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80% 이상은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일부를 동력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연기관 일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차량에는 순수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포함된다. 

순수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2030년에야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지고, 순수 내연기관차 비중은 2031년부터 절반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각국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 친환경차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 기조도 구매 보조금 지급,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지원적 성격에서 친환경차 의무 생산 및 판매, 내연기관차 판매 규제 등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은 2019년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의무 판매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신에너지차 의무 판매 비중은 2019년 10%, 2020년 12%로 확대된다.

2025년 이후에는 내연기관차 판매 규제정책도 도입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2025년부터, 독일은 2030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에 이어 중국, 인도도 내연기관차 판매 규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2025~2030년 사이에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2030년부터 전기차 판매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처럼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소극적 나라도 적지 않다.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친환경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신에너지차 보급에 힘을 쏟으면서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볼보는 완성차회사 가운데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연기관차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2019년부터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아예 출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창안자동차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베이징기차는 2020년부터 베이징에서, 2025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승용차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