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그룹 ‘임원 자녀 셀프채용’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등이 첫 제2금융권 채용비리 검사의 대상이 된 데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점에서 검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1일 “특정연도를 살펴봤던 기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와 달리 이번 신한금융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검사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제보가 들어온 만큼 연도에 관계없이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 전·현직 고위임원 자녀 ‘셀프채용’ 의혹 등과 관련해 12일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을 대상으로 각각 특별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 전직 임원 18명과 등 현직 임원 5명의 자녀 24명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각각 입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특혜를 받아 신한금융 계열사에 입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한카드로 좁혀보면
임영진 사장의 딸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의 아들,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의 아들이 신한카드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사장의 딸은 2012년 신한카드 공채 3기로, 홍 전 부회장의 아들은 같은 해 경력직으로 신한카드에 각각 입사했다. 김 사장의 아들은 2017년 신한카드에서 인턴십을 거쳐 정직원으로 일했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의 아들은 지난해 퇴사했고 임 사장의 딸과 홍 전 부회장의 아들은 현재 신한카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신한카드에 채용됐을 때 임 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보(전무)로, 김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홍 전 부회장은 2013년 한동우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그룹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금감원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와 달리 제보를 바탕으로 ‘임원 자녀 셀프채용’ 의혹을 들여다보기로 한 만큼 이번 특별검사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제2금융권 회사까지 검사범위를 넓하는 첫 대상이기도 한 만큼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한은행은 채용비리 여부와 관련해 앞서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지만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이 검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임 사장은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신한카드가 금감원의 제2금융권 채용비리 첫 검사대상에 올랐다는 점뿐 아니라 딸이 직접적 조사대상이라는 점에서 난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란은 2012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사안으로 그동안 금감원 등 감독당국이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다가 금감원이 돌연 검사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신한카드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다른 제2금융권 회사들도 이번 금감원의 검사를 통해 제2금융권 채용비리 검사의 잣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몇몇 임원들의 자녀가 신한카드에서 일하고 있던 것은 기존에 이미 알려졌던 사실”이라며 “그동안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던 만큼 금감원 검사에서도 다른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