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종합가전회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에 의존한 사업구조가 약점으로 꼽혀왔는데 동부대우전자의 도움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다.
9일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대유그룹 지주사 대유홀딩스에서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늘 주식매매계약 체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유홀딩스는 재무적투자자(FI)와 DB금융그룹 측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900억 원에 매입하고 이후 1천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부터 동부대우전자를 손에 넣고자 이란, 중국 등 해외 가전회사들과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였는데 인수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데다 인수과정이 더뎌지자 대유위니아가 올해 초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동부대우전자가 해외 가전회사의 품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FI)들이 까다로운 인수조건을 내걸어 다른 인수후보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대유그룹이 기회를 잡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 가전회사 엔텍합이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놓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막판에 재무적투자자들과 가격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유홀딩스가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성공하면 대유위니아는 그동안 김치냉장고에 의존했던 불안한 사업구조를 안정적으로 바꾸는 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대유위니아는 국내에서 유명한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김치냉장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매출 가운데 65%가량을 김치냉장고에서 올렸다.
대유위니아의 국내 매출비중이 90%에 육박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국내 생활가전시장이 성숙한 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프리미엄 김치냉장고로 대유위니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대유위니아의 입지가 불안해지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TV, 냉장고 등 제품종류가 다양하고 해외 매출비중도 70%가 넘는다. 또 멕시코와 중국 등에 가전공장을 두고 있고 중남미 등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탄탄해 대유위니아가 글로벌 가전시장을 공략하는 데 발판이 될 수 있다.
대유위니아는 그동안 종합가전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힘써왔는데 동부대우전자의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종합가전회사의 꿈을 앞당겨 실현할 수도 있다.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 외에 ‘위니아에어컨’, 전기압력밥솥 ‘딤채쿡’, ‘위니아공기청정기’ 등을 판매하면서 사업다각화에 꾀했다. 지난해 9월 ‘위니아24크린샵’을 열며 빨래방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김치냉장고 매출비중은 기존 70%대에서 60% 중반으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