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공장에 대규모 증설투자를 검토하는 점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에 긍정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 증설투자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규모가 늘어나며 양산 일정도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단지에 2라인 공장 증설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라인 가동을 시작하며 모두 20조 원의 시설투자를 예고한 뒤 추가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디스플레이 시설투자를 줄이는 대신 메모리반도체 투자에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26조 원 정도를 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투자예산을 늘려 올해 1라인 공장증설을 예정보다 앞당기고 2라인과 동시에 연말부터 3라인 착공까지 고려할 가능성도 나온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평택 신공장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뒤 나온 첫 대규모 투자결정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을 예상해 증설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평택단지에 확보한 공장부지에 건물을 지어놓고 반도체장비 입고 계획은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업황 변화에 따라 생산투자 비중을 결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생산증설을 결정한 것은 업황 호황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반도체업계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증설투자로 반도체 공급과잉을 이끌어 SK하이닉스 등 경쟁업체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 등 신기술 특성상 증설투자를 벌인 이후 공급증가 속도가 예전보다 느리다”며 “삼성전자의 증설이 반도체업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2라인에 반도체 새 공정기술인 EUV(극자외선)장비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유력하다. EUV장비는 아직 생산수율이 낮고 장비가격이 비싸 단기간에 출하량이 늘어나기 어렵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