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1-30 16:25:43
확대축소
공유하기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가 가계대출 비중은 낮추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정책으로 가계대출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비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OK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액은 1조1923억 원으로 2016년 9월 말에 비해 62.3%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31.1%)과 SBI저축은행(24.1%), JT친애저축은행(9.6%), 애큐온저축은행(9.3%) 등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증가폭이 매우 컸다.
OK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규모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9월 말 23.8%에서 2017년 9월 말 32.3% 로 높아졌다.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OK저축은행의 2016년 말 기준 가계대출 금액은 2조2944억 원으로 전체 대출의 73.8%에 이르러 SBI저축은행(40%)과 애큐온저축은행(49%) 등에 비해 높았으며 금액 규모도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그러나 가계대출 비중은 2017년 9월 말 66.9%까지 낮아졌다.
정 대표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정책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2016년 7월 대표이사 선임 당시 “지금까지 신생 저축은행으로서 자산확대와 조직구축, 안정화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중장기 수익성 확보에 모든 경영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기업금융 전문성을 높이고 고객맞춤형 상품 개발을 주요 추진 과제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 저축은행들에게 가계대출 규모를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상반기 5.1%, 하반기 5.4% 이상 늘리지 말라고 권고하는 등 대출총량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가계대출 성장률의 상한선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대출 최고이자율)가 인하되는 점도 가계대출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난해 개정된 대부업법 시행령에 따라 올해 2월8일부터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에게 적용되는 법정 최고금리는 기존 27.9%에서 24%로 낮아진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중소기업 활성화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IBK경제연구소는 “2017년 은행권과 비은행권 모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2016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2018년에도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가계대출 수요가 억제되고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며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우량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리는 쪽으로 금융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기존에 가계대출의 비중이 높았던 금융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성장세로 가계대출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이 눈을 돌려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힘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