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에 하드웨어의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9에 고가 스마트폰부품 공급을 늘리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런 기대가 다소 낮아지게 됐다.
▲ 삼성전자 갤럭시S8플러스(왼쪽)과 갤럭시S9 시리즈로 추정되는 제품 이미지. |
28일 외신을 종합하면 갤럭시S9는 이전작인 갤럭시S8과 외관상 큰 변화가 없는 제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전문매체 벤처비트는 갤럭시S9와 갤럭시S9플러스의 최종 디자인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이전작인 갤럭시S8 시리즈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 시리즈에 대규모 변화를 적용하기보다 원가 절감에 주력할 것이라는 최근 증권가 분석과 일치한다.
스마트폰 디자인을 이전작과 비슷하게 유지할 경우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기존 부품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벤처비트는 “갤럭시S9는 내부 성능을 높인 갤럭시S8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존에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낮아지고 있는 데 대응해 갤럭시S9 시리즈의 가격을 이전작보다 낮춰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애플 아이폰X 등 100만 원을 넘는 고가제품이 지난해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보이며 가격정책이 판매전략에서 더욱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X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은 높은 가격으로 분석된다”며 “삼성전자가 갤럭시S9 가격책정에 이런 시장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략 변화가 주요 부품공급업체인 삼성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와 카메라모듈, 기판과 통신모듈 등 고성능 부품을 공급하며 대부분의 실적을 올린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의 성능을 강화해 내놓을수록 삼성전기도 수익성이 높은 고가 부품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어 수혜폭이 더 커진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면 일반적으로 고가 부품의 탑재비중이 낮아지고 공급단가를 낮춰야 하는 압박도 커지는 만큼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단가가 낮은 부품일수록 삼성전기가 같은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들과 가격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도 더 커진다.
메모리반도체와 올레드패널 등 다른 부품의 공급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다른 부품의 단가를 낮춰 가격 상승의 영향을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계열사라고 해서 부품공급에 유리한 측면은 크지 않다”며 “항상 경쟁업체와 공급단가 등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