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0만6677대를 팔아 현대차, 기아차, 한국GM에 이어 판매순위 4위를 차지했다.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에서 13만2377대를 팔아 쌍용차를 약 2만5천 대 차이로 따돌렸다.
쌍용차는 올해 국내에서 11만 대를 파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GM이 철수설에 휘말리면서 국내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다 올해 획기적으로 국내판매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신차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
반면 쌍용차가 올해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해 국내수요를 선점하면서 국내판매 3위로 올라서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쌍용차는 1월에만 코란도투리스모 연식변경모델과 픽업트럭 형태의 중형 SUV 렉스턴스포츠를 출시했다.
특히 렉스턴스포츠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15일 만에 5500대가 계약됐다. 쌍용차는 국내에서 렉스턴스포츠를 한 달에 2500대, 한 해에 3만 대를 파는 목표를 세웠는데 렉스턴스포츠가 기대를 웃도는 판매호조를 보인 것이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9일 렉스턴 스포츠 공개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국내판매 3위가 중요하지 않다”며 “올해 국내에서 11만 대를 파는 목표로 세웠고 장기적으로 20만 대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국내판매 3위’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은 해외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쌍용차는 지난해 국내판매가 2016년보다 3% 늘었지만 해외판매는 같은 기간에 29.2% 줄었다. 지난해 최대 해외시장인 러시아 등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해외판매가 줄었는데 올해도 해외판매 부진을 국내판매 호조로 만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쌍용차는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높은 판매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새로운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쌍용차의 모그룹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승용차 미국판매 계획을 놓고 “한국 자회사인 쌍용차와 함께 진출하는 방법도 있다”며 “미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쌍용차는 한국에서 판매순위 3위를 차지한완성차회사”라고 밝혔다.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가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월간 판매순위 3위에 오른 것을 언급한 것인데 쌍용차가 해외시장을 확대하기 전에 한국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판매순위 3위에 오르면서 모기업에게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미국 등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데 모기업과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에 있는 점이 쌍용차가 올해 국내판매 3위를 차지해야할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