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홀로 도전장을 던지면서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호반건설뿐 아니라 계열사들과 함께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자체적으로 대우건설 인수자금 마련 자신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2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KDB산업은행에 제시한 인수제안서대로라면 초기 인수금액으로 1조3천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나눠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기에 지분 40%를 사들이고 나머지 10.75%를 3년 뒤 합의된 가격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에 제안한 주당 인수가격은 7700원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40%(1억6874만4967주)를 고려하면 초기 인수금액은 1조2993억 원에 이른다.

호반건설이 무차입 경영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건설사로 유명하지만 단숨에 1조3천억 원의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되는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반건설이 2016년 별도기준으로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모두 4458억 원이다.

호반건설이 2014~2016년에 매출 1조 원 안팎을 냈고 연평균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에도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금액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호반건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 분양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상열 회장이 호반건설뿐 아니라 다른 건설계열사들을 동원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금융업계에서 나온다.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산업, 호반베르디움 등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2016년 말 기준 3300억 원 규모다. 이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을 활용한다고 해도 인수금액을 모두 충당할 수는 없지만 대출 규모를 줄여 인수 부담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김 회장은 19일 대우건설 본입찰에 참여하며 호반건설그룹의 전 계열사로부터 모두 1조5천억 원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자금증빙 서류를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대출해 주겠다는 약속도 받았지만 자체적 현금동원 능력을 의심하는 시각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