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항공보압법상 ‘항로변경’이 무죄로 인정됐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5년 5월22일 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5일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떠나는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해 기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강제로 내리도록 하기 위해 항공기를 되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지상에서 이동하다 게이트로 방향을 돌렸으며 24분가량 출발이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보안법은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동하는 것을 항로에서 이동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지상의 항공기가 운항 중이라고 해서 지상에서 다니는 길까지 항로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여승무원 김모씨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해 이륙점검 업무 및 승객 서비스를 방해하고 박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1심에서는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이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항로는 항공기가 다니는 하늘 길로 봐야 해 계류장 내에서의 이동은 항로로 볼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