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치를 계속해 온 현대자동차 노사가 극적으로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하부영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은 19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39차 교섭에서 임단협 장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 노사 극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 기본급 5만8천 원 인상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왼쪽)과 하부영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임금의 경우 정기호봉 승급분과 별도승급분을 포함해 5만8천 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300%+280만 원을 지급하고 직원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입할 경우 20만 복지포인트를 지원한다. 

지난해의 경우 기본급 7만2천 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 원의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 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합의했는데 올해는 인상 폭이 줄었다.

현대차의 어려워진 경영여건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노사는 또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을 추가로 특별고용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까지 특별고용한 6천 명을 포함하면 모두 9500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현대차 직영근로자로 고용된다. 특별고용과 연계해 2019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직영 촉탁계약직의 인력운영 규모를 현재의 50% 수준까지 감축한다.

노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직원들이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구매할 때 10만 원 한도에서 사용하는 금액만큼회사가 출연해 지원하는 매칭그랜트(기업에서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기업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제도) 방식의 특별 성과배분에도 합의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합의안도 마련했다. 기존의 '친환경차 관련 노사대책위'를 '4차 산업혁명 및 자동차산업 발전 대응 관련 노사대책위'로 확대해서 구성하고 사내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차 인프라를 넓히는 데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올바른 도로교통 문화의식을 확립하는 것을 돕는 시설 '키즈 오토파크'를 울산 강동에 조성하기로 했다. 노사 사회공헌협의체를 만들어 향후 3년간 30억 원의 사회공헌 특별기금도 적립한다.

다만 노조의 정년연장, 해고자 3명의 원직복직 등을 두고는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회사 측이 수용불가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인사 및 경영권과 관련한 문제라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 경영여건 악화로 영업이익이 연이어 하락하는 등 위기상황을 고려한 합의안에 뜻을 모았다"며 "고객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생산성을 강화하고 최고품질의 자동차를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사가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22일 이번 잠정합의안을 놓고 노조원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