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이란에서 9300억 원 규모의 디젤동차 450량을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2일 이란철도청과 9293억 원의 디젤동차 450량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로템이 지금까지 중동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대로템, 이란에서 9300억 규모 디젤동차 사업 따내

▲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디젤동차는 따로 전력을 공급받지 않고도 디젤유를 연료로 움직일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이란은 디젤유가 저렴한 데다 황무지와 사막이 많아 선로에 전력공급용 전선을 설치하기 어려운 만큼 디젤동차가 운영되는 데 적합하다. 

현대로템이 이번에 수주한 디젤동차는 2007년 이란에 납품했던 디젤동차보다 성능이 좋아졌다.

새 디젤동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60km로 전보다 시속 40km 더 빨라졌고 LCD 승객정보 안내표시기가 객실에 설치된다.

현대로템은 디젤동차가 교외선에 주로 쓰인다는 점을 고려해 승객의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도록 짐보관함을 따로 설치하고 휠체어 탑재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새 디젤동차는 약 960km의 이란 교외선 구간에서 3량 1편성으로 운행된다. 450량 가운데 150량은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생산되고 나머지 300량은 이란철도차량 제작회사인 IRICO와 협력해 이란에서 최종적으로 조립된 뒤 납품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12월2일부터 78개월 뒤까지 차량을 만들어 납품하기로 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란이 경제제재를 받을 때도 협력관계를 이어와 지난해 이란철도청과 맺었던 양해각서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중동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이란의 철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2010년 이란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을 때도 영업운행을 지원하며 이란과 신뢰관계를 유지했다. 이 덕분에 현대로템이 지난해 5월 이란철도청과 신규 디젤동차 150량 공급과 관련해 양해각서를 맺었고 이번에 사업규모를 더 확대해 실제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로템은 1984년 디젤기관차 20량을 납품하며 이란에 처음 진출했고 2007년에도 디젤동차 150량을 납품했다. 이번 사업까지 합쳐서 현대로템은 이란 시장에서 모두 620량을 수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