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아이폰X’ 등 신제품의 흥행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외국 증권사들도 긍정적 판매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이폰X이 그동안 빚어졌던 고가 논란과 양산차질 가능성 등을 딛고 판매 신기록을 쓸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입지가 다시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3일 “애플이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제품인 아이폰X과 관련한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며 “연말 성수기를 맞아 역대급으로 좋은 판매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아이폰X의 예약판매 수요가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폰X의 생산량이 최근 크게 늘어 공급이 원활해졌다며 수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외국언론과 증권사들은 애플이 아이폰X의 부품수급에 차질을 겪는 만큼 연말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판매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 중국 등 주력시장에서 현지 스마트폰업체들의 성장에 애플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다 최소 999달러부터인 높은 판매가격도 흥행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아이폰X의 예약판매 성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이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소비자평가지 트러스티드리뷰는 증권사 로젠블라트를 인용해 아이폰X 예약판매량이 초반 3일 동안 1천만 대 이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했다.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보이자 성장이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아이폰X의 높은 인기로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미국 CNBC는 “중국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팀 쿡 CEO의 약속이 지켜진 셈”이라며 “중국에서 아이폰의 수요침체를 극복하고 반등한 것은 앞으로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이폰X과 동시공개된 아이폰8 역시 이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약점에도 견조한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8의 판매성과는 애플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 일부 포함됐다.
애플은 이번 회계연도 4분기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콘텐츠 등의 판매를 모두 늘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아이폰X의 판매성적이 반영되는 내년 회계연도 1분기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 애플의 고가 아이폰 신제품 '아이폰X'와 아이폰8시리즈. |
아이폰X은 애플이 아이폰 최초 모델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고가 신모델로 올레드패널과 3D카메라 등 신규부품이 다수 적용됐다. 디자인도 이전작과 비교해 대폭 바뀌었다.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계속 비슷한 디자인으로 내놓자 교체를 미뤘던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수요가 아이폰X의 하드웨어 변화에 반응해 대거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최근 수년 동안 내놓았던 아이폰 신제품들은 디자인과 성능이 모두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의 제품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히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X의 성공적 출시로 시장경쟁력을 되찾고 있는 만큼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 아이폰X은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발전할 수 있는 ‘정점’을 보여준 셈”이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하드웨어 차별화로 우위를 차지하기 한계를 맞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